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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 줄이고 군살 빼기…패션이커머스, 올해도 칼바람? [언박싱]
패션업계 경쟁 강화에 실적 압박 심화
대기업·中이커머스 공격에 지속성 고민
무신사 자회사 SLDT가 운영하는 리셀 전문 플랫폼 솔드아웃. [솔드아웃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새해부터 패션 이커머스업계의 긴축 경영 움직임이 뚜렷하다. 중국계 이머커스의 영향력 강화와 소비 위축이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에서 장기적인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인력을 감축하거나 복지를 축소하는 체질 개선 작업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신사는 자회사 SLDT의 솔드아웃 영업 적자가 심해지자 직원들의 재택근무, 주택이자지원 등 기존 복지 혜택을 폐지했다. 솔드아웃은 무신사 자회사 SLDT가 운영하는 한정판 리셀 전문 플랫폼이다.

그동안 솔드아웃은 전체 영업이익을 깎는 ‘아픈 손가락’이었다. 2022년 솔드아웃이 과도한 마케팅에도 영업적자 427억원을 기록하자, 그 여파로 2022년 무신사의 영업이익(별도 기준 539억원)은 연결 기준 32억원으로 급감했다. 무신사 입장에서는 수익성 없는 계열사를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본사 서비스인 3040여성 고객을 겨냥한 ‘레이지나잇’까지 29CM에 통합시키며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지난해 거래액 4조원을 최초 돌파하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무신사 내부에선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체 온라인쇼핑 패션 부문 거래액(52조694억원) 중 점유율이 7% 내외인 가운데 경쟁 기업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는 ‘패션계의 쿠팡’이라 불릴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엔데믹 이후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내수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수익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업을 계속 가져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신사의 이런 시도는 이커머스와 패션업계 전반에 걸친 위기의식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가처분소득 감소로 갈수록 지갑을 열지 않고 있고 성장세는 둔화됐기 때문이다. 대신 브랜드 차별화를 내건 명품 패션 쪽 경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2021년 무신사는 명품 전문 편집숍 무신사 부티크를 열며 온라인 명품시장까지 뛰어들었다. 쓱닷컴, 롯데온 등 대기업들도 관련 판매 전략에 힘을 실었다. 쓱닷컴의 경우 2022년 명품 전문관(SSG럭셔리)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 1월 명품 해외직구 공식 브랜드관인 네타포르테, 미스터포터를 열며 공격적인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장점이었던 동대문 기반 쇼핑앱(에이블리·지그재그 등)도 전망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에이블리는 창립 5년 만인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2021년 694억원, 2022년 744억원으로 영업손실 이후 성과를 유지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카카오스타일 역시 올해 재택근무를 줄이는 등 고효율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2020년부터 영업적자가 커지며 흑자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창업주인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그룹 전체의 체질 개선을 시작한 만큼 카카오스타일에 대한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통 대형사의 패션 부문 강화가 개별 플랫폼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경기 회복이 올해도 더딜 것으로 예측되면서 업계의 긴축경영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속에서 패션이커머스의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추호정 서울대 의류학과 교수는 “패션 부문이 저성장 기조에 사실상 접어들어 점유율을 지키기 위한 내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가치가 높은 브랜드를 발굴하거나 자사몰을 강화하는 등 본업에 충실한 시도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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