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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불 겪어보니 알겠네” 기후재난 경험이 표심을 흔든다니 [지구, 뭐래?]
지난해 4월 11일 오전 강원 강릉시 난곡동의 한 야산에서 난 불이 주택 인근으로 번지자 주민들이 화재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산불, 홍수, 가뭄 등 재난을 겪은 분들이 기후유권자에 다수 포함돼 있었습니다”

국민 10명 중 3명이 기후 의제를 중심으로 투표를 고려하는 ‘기후유권자’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후유권자 중 기후 재난을 당한 경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정치바람]

로컬에너지랩과 녹색전환연구소 등이 참여한 ‘기후정치바람’이 지난해 12월 1일부터 27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만7000명을 대상으로 ‘기후위기 인식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중 33.5%가 기후유권자로 조사됐다.

기후유권자란 기후 의제에 대해 ①잘 알고 ②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를 중심으로 ③투표 선택을 고려하는 유권자를 가리킨다.

30대 이상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보다 남성에서 기후유권자 비중이 높았다. 18~29세 집단에서만 여성 기후유권자가 남성 기후유권자보다 2.0%포인트 더 많이 분포했다.

60세 이상 남성 응답자 중 38.3%가 기후유권자로 조사됐다. 50대 남성(36.5%), 40대 남성(35.5%), 30대 남성(35.5%)이 뒤를 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18~29세 여성(31.9%), 40대 여성(31.4%), 30대 여성(31.2%) 순이었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장은 “60대 이상 중에서 기후 투표 하겠다는 응답자를 분석해보니 기후재난을 당한 경험이 유의하게 높았다”며 “연령이 높아진다는 게 기후민감도를 떨어뜨리는 효과로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점이 우리나라 기후유권자의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장이 22일 기후위기 인식 설문 조사를 설명하고 있다. 주소현 기자

지역별 특성도 나타났다. 전남 유권자 중 38.1%가 기후유권자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서울(36.3%)로 나타났다. 대구와 울산, 충북의 기후유권자 비중은 3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났다.

기후정보를 인지는 서울이 가장 높았으나 기후민감도에서는 전남이 1위를 차지해 기후유권자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남 지역의 기후유권자들의 기후위기 개인경험 지수, 즉 ‘직접 기후위기의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집단이 많은 영향이다.

기후유권자들의 분포 외에도 각 지역별 주요 이슈에 따라 다가오는 총선에서 후보자들이 대응해야 한다는 게 기후정치바람의 제언이다.

가령 서울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하향에 반대하거나 컵보증금제에 찬성하는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은평·서대문구·마포구가 기후선거구가 되는 식이다.

부산 내에서도 사하·사상·강서 ·북구에서는 대중교통 정책에 대한 요구 높은 반면 바다에 면한 해운대·수영구와 기장군에서는 기후재난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세종시의 경우 30대와 60대 여성을 제외한 전 성별과 연령대에서 대중교통 확충을 기반으로 한 정책에 대한 수요가 강했다. 인천 계양·부평구는 기후위기 극복으로 새로 생길 일자리에 대한 관심 높은 기후선거구로 조사됐다.

이관후 건국대 교수는 “기후유권자에 대해서도 알아야겠지만, 기후유권자들이 어느 지역에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 이들이 어떤 정책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등을 알아야 선거에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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