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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열 경쟁·수요 둔화에 美 대선 변수까지…위기의 전기차, 현대차·기아에는 기회? [여車저車]
테슬라 실적 둔화 우려에 주가 급락
폴스타 ‘감원’ 등 완성차업계 대책 마련 분주
‘트럼프 2기’ 집권 가능성도 불안 요소
‘판매전략 다변화’ 현대차·기아, 수혜 가능성도
서울 시내 한 건물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의 모습 [뉴시스]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의 올해 성장률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반(反) 친환경 정책을 내세운 ‘트럼프 2기’ 가능성까지 고개를 드는 등 전기차 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들어 급격한 내리막 곡선을 그리며 한때 시가총액이 800억 달러(약 106조원) 가량 증발했다. 테슬라가 받아든 지난해 경영 성적표 역시 이름값에 못 미쳤다. 지난해 테슬라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고, 영업이익률도 전년 동기(16.6%) 대비 절반 수준인 8.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테슬라의 실적 하향세가 두드러진 것은 전기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전기차 제조사 간 과잉 경쟁과 수요 감소 우려 가능성을 점치면서 “전기차에 있어 중요한 한 해이지만, 험난한 출발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 역시 “전기차 가격 인하 정책에도 올해 매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곳은 테슬라만이 아니다. 스웨덴의 전기차 제조사 폴스타 역시 최근 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전 세계 인력의 15%를 감원한다고 밝혔고, 미국 완성차 제조사 포드자동차도 수요 감소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의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주 라코니아에서 유세하고 있다. [연합]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도 전기차 시장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최근 공화당 경선 두 곳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그동안 강조해 온 반친환경 정책에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현재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올인’ 정책이 효력을 발휘하면 미시간주는 더이상 자동차 산업을 갖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는 2030년까지 신규 자동차의 50%를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바이든 정부 정책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전동화 전환 정책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현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정책들이 상당 부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암울한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 가격 하락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다양한 신차가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다시 반등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올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전체 소매 자동차 시장의 12.4%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가성비를 앞세운 다양한 신차 출시와 판매 루트 다변화를 꾀하는 일부 업체들이 경우 시장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북미에서 상업용 전기차 리스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대표적이다.

현대차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 외관 [헤럴드 DB]

현대차·기아는 다양한 신차 라인업을 앞세워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주요 현지 업체를 제치고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2위에 올랐다. 특히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59%의 비중을 차지하는 리스 시장의 성장세가 양사의 현지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작말 기준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전기차 가운데 리스 물량이 차지한 비중은 40% 수준까지 확대됐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IRA 보조금 혜택은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리스와 렌트 등 상업용으로 판매되는 전기차는 북미 현지 조립 요건을 받지 않아 다른 보조금을 전액 받을 수 있는 만큼 현지 생산 공백 기간에 상업용 리스 차량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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