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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들 트럭시위까지 나섰다”…겹악재 빠진 K-배터리, 돌파구는 하반기? [비즈360]
LG엔솔 일부 직원 트럭시위…AMPC 성과 반영 두고 갈등
삼성SDI도 향후 AMPC 혜택 증가 예상…업계 관심 집중
SK온 4분기 흑자전환 실패…대표는 연봉 자진 삭감
5일 오전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마련한 시위 트럭이 서울 여의도 일대를 돌고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지난해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일부 직원을 중심으로 성과급 시위까지 벌어지면서 겹악재를 앓는 모습이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을 성과로 인정할 것인지를 두고 내부 논란이 거세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해 전기차 성장 둔화, 배터리 가격 하락 등으로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매출액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최대 수준의 성과였지만 성과급은 작년(870%) 절반 수준인 기본급의 362%(평균)로 책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에 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6770억원이 포함됐는데, 이를 성과로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일부 직원들은 “IRA에 따른 이익금을 재무제표상 이익으로 구분했으나, 성과급 산정 시에는 제외해 비용을 절감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회사측은 “AMPC 변동성이 크고, 일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목표 수립 때부터 성과 지표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이를 반영하더라도 회사의 성과급은 목표 대비 달성도에 기반하기 때문에 올해 성과급에는 변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영 성과급은 재무성과와 경쟁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되며 회사 출범 때부터 매년 동일한 산정 방식을 적용해왔는게 회사의 주장이다.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 약 1700명은 익명 모금을 통해 트럭 시위를 벌이고 나섰다. 앞서 지난 2일 김동명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경영진이 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 논란 진화에 나섰으나, 불만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는 AMPC에 따른 갈등이 타 업체로도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아직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있는 삼성SDI는 지난해 실적에 AMPC가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 인디애나주 코코모에 2개의 공장을, 제너럴모터스(GM)와는 인디에니주 뉴칼라일에 공장을 짓고 있다. 향후 이 공장들이 가동되면 AMPC는 대폭 늘어나게 되는데, 이를 어떻게 성과 지표에 반영할 것인가를 두고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스텔란티스와 짓는 1공장의 경우 당초 2025년 1분기 생산이 목표였으나 업계에서는 이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액 22조7083억원, 영업이익 1조63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2년 대비 2.8%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지만, 영업이익은 4분기 시장 성장이 둔화하며 2022년(1조8080억원) 대비 9.7% 감소했다.

SK온 서산공장. [SK온 제공]

SK온은 흑자 전환이 지연되면서 내부 임직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SK온은 지난해 매출액 12조8972억원, 영업손실 58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2년 대비 69.3% 증가했고, 전년 대비 손실 폭은 45.9% 줄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18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역대 최소 규모로 적자 폭을 줄였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4분기 흑자전환 달성 목표는 이루지 못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전망한 바 있다.

흑자전환 달성에 실패하며 올해 성과급도 불투명한 상태다. SK온은 지난해의 경우 성과급이 아닌 격려금 형태로 연봉의 10%에 300만원을 더한 금액을 지급했다. 최근 이석희 SK온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흑자 달성 시까지 연봉의 20%를 자진 반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성과급 지급은 더욱 불확실해졌다.

SK온은 이날 개최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등 비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며 “또 중국, 헝가리 등 신규 설비의 수율 안정화 및 평균판매단가(ASP) 하락에 따라 수익성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상반기 출하량 감소가 예상돼 적절히 생산을 조절하고 있으며, 다소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며 “다만 하반기부터 매출 증가 및 원가개선으로 손익 개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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