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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예술인가 범죄인가…‘그래피티’ 뒤덮인 LA 초고층 건물[나우, 어스]
오션와이드 플라자 5년째 공사 중단
방치된 건물, 그래피티 연습장 돼
캘리포니아주, 사유지 무단침입 혐의
벌금형 또는 징역형 처벌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위치한 미완성 고층 건물 개발의 최소 27층에 태거들이 그린 그래피티 스프레이의 항공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층 주상복합건물이 그래피티로 도배돼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LA의 ‘오션와이드 플라자’를 소개하면서 해당 건물이 그래피티로 뒤덮인 사연을 소개했다.

오션와이드 플라자는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개발업체 오션와이드가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이상을 투자하며 추진했던 대규모 주상복합건물 프로젝트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LA 다운타운의 크립토 닷컴 아레나(구 스테이플스 센터) 건너편 부지에 184개의 룸을 갖춘 하이야트 호텔 등 3개의 고층 타워를 건설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션와이드가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지난 2019년 공사가 중단됐다. 오션와이드가 계획을 포기한 것은 중국 당국이 무리한 사업 투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10억달러 이상이 투입된 프로젝트에 추가 12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오션와이드는 2022년 오션와이드 플라자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몇몇 건설업체가 관심을 보였지만 건설 비용 상승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결국 55층 높이의 미완성 건물은 지난 5년간 미완성 상태로 방치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주상복합주택 오션와이드 플라자가 고층까지 그래피티로 뒤덮인 모습. [틱톡 캡처]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되자 해당 건물은 그래피티를 위한 ‘연습장’이 됐다. 55층의 고층 건물인데다, LA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서다. 지역 방송 KTLA가 직접 촬영한 항공 영상을 보면, 이 빌딩의 총 27개 층이 그래피티로 뒤덮인 상태다.

WP는 “그래피티를 칠하는 이들에게 오션와이드 플라자는 범죄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그래피티로 채색된 마천루는 말 그대로 예술의 형태를 한 차원 높이는 랜드마크가 됐다. 그들에게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애리조나 대학에서 그래피티를 연구하는 문화지리학자 스테파노 블로흐는 오션와이드 플라자에 대해 “과대한 개발의 실패에 대한 폭로”라며 “공사가 중단된 이후 해당 건물은 오히려 활기찬 색깔로 바뀌었다”고 표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 도심에 위치한 고층 건물 오션와이드 플라자.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된 이 건물에 시민들이 그래피티를 칠하고 있다. [틱톡 캡처]

그러나 캘리포니아주에서 공공 기물 파손 행위는 벌금형 뿐만 아니라 징역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션와이드 플라자에는 그래피티를 칠하려는 이들을 막기 위해 경비원들이 배치돼 있다고 WP는 전했다.

실제로 해당 건물의 층층에 그래피티를 그리는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히는 경우도 생겼다. LA 경찰국(LAPD)는 지난 7일 일당 4명을 사유지 무단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고 WP는 전했다.

지난 2일에도 경찰은 지난달 30일 오전 0시43분께 LA 다운타운의 한 고층 빌딩에서 기물 훼손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2명을 같은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이들은 오션와이드 플라자 벽에 스프레이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2명은 경찰서로 이송됐다가 범칙금을 부과받고 풀려났다. 나머지는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최근 그래피티가 주류가 되고 있지만, 오션와이드 플라자 사태 이후 이 같은 행위가 예술인지 혹은 공공 기물 파손인지에 대한 논쟁이 재점화됐다”고 설명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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