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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도 사천 수순?…‘하위 20%’ 통보 미루고 자체 ‘컷오프’ 진두지휘 [이런정치]
밀실 컷오프 논란에 “시스템공천 무너졌다”
‘탈당러시’ 우려에 미뤄진 하위평가자 통보
“허수아비 공관위, 국민도 심각성 느낄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인적쇄신을 강조하며 컷오프 작업을 진두지휘하자 당내에서 “시스템 공천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천을 총괄하는 공식 조직인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경선에서 불이익을 주는 현역의원 하위 평가자 통보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의 사적인 판단이 낙천 및 공천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16일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직접 당 인사들을 만나거나 전화를 걸어 불출마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당직이 없는 인사들과 함께 노웅래·기동민 등 현역의원들의 출마 정당성 여부를 밀실에서 논의했다는 논란도 일면서 공천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깊어지는 중이다. 특히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당내 계파갈등이 절정에 이른 상태에서 이 대표의 의중에 따른 컷오프가 이뤄지고 있어 공천 아닌 사천 수순을 밟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당대표가 예우 차원에서 직접 출마를 고사해 달라고 요청하려면 공식적으로 정리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 이 대표의 행태는 공관위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밀실 컷오프 논란에 대해선 “논의를 한 사람들이 당직을 맡고 있느냐 아니냐 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가 공식적인 공천 과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당헌·당규상으로나 시스템상으로나 그 밀실 논의가 도대체 어떤 공식성을 갖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강조해온 시스템공천이 무너졌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

아울러 이 대표가 전당대회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건의 진위를 물었다고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이 대표의 전화를 받은 의원에게 통화 내용을 들었다는 한 의원은 “이 대표는 ‘그 건은 어떻게 된 것이냐’ 물었고, 해당 의원이 의혹을 부인하자 ‘그렇죠?’라고 대답했다고 한다”며 “당대표가 묻는데 누가 돈 받았다고 이실직고를 하겠느냐. 이 대표가 모든 판단을 사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관위는 당초 설 연휴 이전으로 예정돼 있던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대상자에 대한 개별 통보를 연휴 뒤로 미뤘다. 민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연휴 직전 개혁신당과 합당에 착수한 것과 맞물려 추가적인 이탈이 일어나는 상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공관위가 계속해서 일정을 미루는 것은 정권견제론을 내세우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 것에 대한 부담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자체적인 불출마 종용이 하위 20% 결과가 통보됐을 때 더 큰 반발을 불러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천 공정성에 대한 의심이 거듭되는 가운데 공관위의 통보가 전달되면 대상자들이 결과를 더욱 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시스템 밖에서 기준도 없이 공천을 주무르고 있는데, 뒤늦게 공관위가 출마하지 말라고 하면 모두가 억울하다고 반발하지 않겠느냐”며 “의원들 뿐 아니라 국민도 민주당 공천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게 될 텐데,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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