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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역 퇴장마저 조용한 與…정작 공관위 ‘파워게임’ 해명 진땀 [이런정치]
4선 홍문표, 경선 포기…초선 윤두현·최춘식 불출마 선언
“조용 넘어 고요한 공천…안정적으로 진행된다는 증거”
공관위 ‘파워게임’ 불씨된 김현아·김대식 단수공천
한동훈 “제가 이끄는 정당…오히려 정상 절차 작동”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2대 총선을 앞두고 ‘조용한 공천’이 한창인 국민의힘에서 현역의원 3명이 연달아 경선 포기와 불출마를 선언했다. 모두 대통령실 출신 인사와 공천장을 놓고 경쟁 중이거나 심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아 관심을 모은 지역구 현역의원들이지만, 반발 대신 ‘조용한 퇴장’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충남 홍성-예산의 4선 중진인 홍문표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 경선을 포기하기로 고뇌에 찬 용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16일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경선이 확정됐다. 그는 기자회견 이틀 전인 20일 강 전 수석비서관의 대통령시계 배포 등 선거법 위반 의혹을 공개 제기하며 공관위의 입장을 요구했지만 이틀 만에 경선 포기로 선회했다.

홍 의원은 “어제(21일) 경선설명회 자리에서 ‘동일지역구 3회 이상 낙선자 감점 관련 적용’으로 -30% 감점 대상자임을 알게 됐다”며 “예상하지도,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도 않은 감점 적용을 받게 돼 매우 당황스럽고 황당하다는 심정을 먼저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결단 배경을 설명했다. 홍 의원은 지난 1988년에 실시된 13대 총선부터 2000년 16대 총선까지 당시 충남 청양·홍성 선거구에서 연속 4번 낙선한 바 있는데, 그에 대한 감점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그는 “36년 전 낙선한 지역구를 지금의 전혀 다른 동일 지역구 기준으로 잡아 감점을 주는 건 너무나 가혹사 처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홍 의원은 “경선을 포기하기까지 수 많은 이유와 사연이 있겠으나, 지금은 오로지 총선 압승이라는 절체절명의 막중한 시대적 책무를 위해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되고 당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 의사는 없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최춘식 의원실 제공]

이튿날인 23일에는 초선인 윤두현(경북 경산)·최춘식(경기 포천-가평)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윤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어떠한 경우에도 부패 세력의 회귀는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제 양보와 희생으로 경산 당협이 하나가 되어 총선 승리에 매진할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경산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박근혜 정부의 ‘실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상대로 국민의힘 후보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 이성희 전 시의원, 류인학 국민의힘 중앙위 건설분과 부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뛰고 있다.

최 의원은 불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정상 자꾸 늦어지고, 그렇게 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조급한 맘이 자꾸 생겼다”며 “나부터 과감하게 내려놓는 것이 편하겠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어젯밤 결정하고, 오늘 아침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총선 공천 과정에서 중도 하차한 이들의 결단을 놓고선 시스템 공천에 대한 불만, 하위 10% 감점 대상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홍 의원의 경우 탈당 등 행동에 나설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조용한 것을 넘어 기이할 정도로 고요한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관위 차원의 물밑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며 “공천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공관위 파워게임 해명…한동훈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이상섭 기자

그러나 정작 공천을 결정하는 공관위는 정작 ‘파워게임(힘겨루기)’ 논란 해명에 나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파격 인사로 발탁된 장 사무총장과, 장제원 의원과 함께 핵심 친윤으로 알려진 이철규 위원장이 공천 대리전을 벌인다는 내용이다.

지난 21일 김현아 전 의원을 경기 고양정에 단수추천한 공관위 결정을 하루 만에 비대위가 뒤집은 데 이어, 불출마를 선언한 3선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부산 사상) 후보자를 놓고 지난 19일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과 이철규 인재영입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격론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내부 이견이 조명됐다. 당시 공관위는 장 의원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을 단수추천했다.

장 사무총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사상구 공천 심사에서 설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전 과정에서 위원님들마다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다”며 이견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의견이 다를 때는 승리를 위해서 어떤 후보를 내는게 경쟁력이 있을지 서로 토론을 하고, 의견이 모아질 때까지 토론하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오히려 우리 공관위가 합리적이고, 또 건강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 공천 결과를 번복한 비대위 결정에 대한 물음에도 “그것은 전혀 파워게임이다, 이렇게 보지 않는다”고 답했다.

한동훈 위원장도 같은 날 출근길에서 관련 질문에 “국민의힘은 제가 이끄는 정당”이라며 “국민의힘은 그런 게임을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고, 저를 비롯해 모든 구성원이 절실하게, 절실하게, 뛰어야 이길 수 있는 정당”이라고 말했다.

또 “오히려 절차가 작동한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나”라며 “뒷작업을 하고 있다면 이런 식으로 (비대위 의결을 통한)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요구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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