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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카락 1/2000 두께 ‘나노 광필터’ 최초 개발…“햇빛 색상왜곡 없어, 자율차 활용”
- GIST 정현호·송영민 교수 공동연구팀
- 전력 사용량은 50%↓변조속도 50%↑
이번 연구를 수행한 GIST 연구진. 김도은(왼쪽부터) 연구원, 정현호 교수, 김규린 연구원, 김주환 연구원.[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북극 지역에 서식하는 순록은 여름철 황금색을 띠던 눈동자가 겨울철이 되면 파란색으로 변한다. 파란색 눈은 극지방 동절기의 청색광 환경에서 빛 흡수를 극대화하는데 이는 쌓인 눈 속 먹이 찾기에 유리하게 진화한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정현호‧송영민 교수 공동연구팀이 북극 순록의 눈에서 영감을 받아 전기적으로 빛의 투과도를 조절, 외부 빛의 색상에 관계없이 물체의 색상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능동 나노 광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빛을 투과하거나 차단하는 on/off 두 가지 상태만 구현되었던 기존 능동 광필터와는 달리,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소자는 연속적으로 색상을 변경하여 색온도를 따뜻한 색에서 차가운 색으로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어 자율주행차, 이동형 로봇, CCTV 등에서 활용이 기대된다.

북극의 순록은 계절마다 색상이 변하는 태양 빛에 적응하기 위해 눈 내부에 있는 휘판의 반사도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계절에 관계없이 물체를 일정한 색으로 볼 수 있는 색상 보정 능력을 갖는다.

연구팀은 금속 나노입자와 전기적으로 동작하는 고분자가 혼합된 구조체를 사용하여 전기 신호에 따라 색을 변조할 수 있는 능동 광 제어 기능을 부여했다.

김규린 연구원이 분광 현미경을 통해 제작된 소자의 광 특성을 측정하고 있다.[GIST 제공]

이 소자는 50 나노미터(대략 머리카락 두께의 2000분의 1) 두께만으로 물체의 색상을 보정하는 세계 최초의 필터로서, 종전의 색상 보정 필터 기술과 비교해 전력 사용량을 50% 낮추고 변조 속도는 1.5배 향상시켰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카메라 이미지 기반으로 물체를 인지하는 객체 인지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소자로 활용할 수 있으며, 자율주행차에 적용할 경우 낮과 밤(자연광), 터널 운전(인조광) 등 빛 조건이 불규칙하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주행하더라도 색상의 왜곡 없이 물체 인지가 가능하다.

정현호 교수 “미량의 전압으로 빛의 색을 제어한다는 발상이 관심을 끄는 연구”라며 “우리 연구실이 앞으로 계속 선보일 많은 흥미로운 연구의 ‘신호탄’으로 봐 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시스템 앤 나노엔지니어링’ 2월 1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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