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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빛내리 교수 “mRNA 꼬리 분해 기전 첫 규명”
- 기초과학연구원-KAIST 공동 연구성과
김빛내리 IBS RNA연구단장.[IBS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생명체는 DNA, RNA, 단백질과 같은 바이오분자들의 조절 작용으로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 바이오 분자들의 조절로 유전 정보가 전달되고, 잘못 전달된 정보는 유전자 변형이나 감염성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이때문에 분자생물학적 조절 연구는 유전자 치료제와 첨단 백신 개발에 매우 중요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RNA 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미국 국립암연구소 유진 발코프 박사,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이영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단일핵산 분석법을 적용해 전령 RNA(messenger RNA, 이하 mRNA) 분해의 새로운 조절 기전을 찾았다고 밝혔다.

mRNA는 긴 단일 가닥 RNA 분자로, DNA에 보관된 유전 정보를 단백질에 전달하는 매개체로서 마치 단백질의 ‘생산 설계도’와 같다. 예를 들어 코로나 mRNA 백신은 약 4000개의 RNA 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코로나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 정보와 다양한 RNA 변형을 활용해 스파이크 단백질 생산을 조절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결국 RNA 기능과 조절에 따라 유전자 치료제 및 mRNA 백신의 효능이 결정된다.

연구진은 다양한 RNA 조절 인자 중 특히 mRNA 꼬리에 주목해 왔다. mRNA는 말단에 50~150개의 아데닌 염기로 구성된 긴 꼬리를 갖는데, mRNA를 보호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이 꼬리는 아데닌으로만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연구진은 지난 연구에서 비(非) 아데닌 염기가 추가된 ‘혼합 꼬리(Mixed tail)’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 이 혼합 꼬리가 mRNA의 분해를 막는 역할을 하여 유전자 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RNA 변형의 결과인 mRNA 꼬리는 그 변형의 특이적인 행태로 인해 생화학 실험과 정량적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50-150개 RNA 분자의 연속적인 변형에 대한 단일염기 분석이 필요해 mRNA 혼합 꼬리 조절 기전 연구에 제한이 있었다.

mRNA 혼합 꼬리에 관한 새로운 분해 기전 모식도.[IBS 제공]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미국 국립암연구소 유진 발코프 박사 연구팀과 함께 mRNA 꼬리 조절 연구를 위한 단일핵산 분석법을 개발했다. 이어 이 분석법을 활용하여 세계 최초로 mRNA 꼬리가 분해되는 속도를 단일핵산 단위로 측정하는데 성공, mRNA 꼬리의 새로운 분해 기전을 규명했다.

연구진은 mRNA 분해를 유도하는 탈아데닐 복합체를 이용한 탈아데닐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단일 염기 단위의 분해 반응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여 혼합 꼬리 분해 효과를 정량화했다. 그 결과, 탈아데닐 복합체의 진행이 지연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복합체의 구성 요소들이 비 아데닌 염기에 의해 특정 위치에서 막혀 분해 속도가 조절되는 것을 밝혔다. 즉, 비 아데닌 염기가 일종의 ‘과속 방지턱’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영석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IBS 제공]

김빛내리 단장은 “mRNA 혼합 꼬리 조절에 대한 이해를 확장해 mRNA 안정성 조절과 유전자 발현 메커니즘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라며 “혼합 꼬리에 기반한 다양한 유전자 치료법 연구와 RNA 첨단 신약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석 KAIST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분자생물학, 생화학 및 수학 분야가 만나 이룬 융합 연구의 결실”이라며 “미래 바이오공학 및 첨단바이오 분야 발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중요성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구조 분자생물학’에 2월 19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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