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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물을 끓이는 일만으로도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 제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중국 광저우 지난대 에디 쩡 교수팀은 29일 미국 화학회(ACS) 학술지 환경 과학 및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서 수돗물을 끓이면 석회질(탄산칼슘) 성분 작용으로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최대 90% 제거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물을 끓여 화학·생물학적 물질을 제거하고 마시는 일부 아시아 국가의 전통에서 착안해 실험을 진행했다.

이 방법이 수돗물 속 나노·미세플라스틱 제거에도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나선 것이었다.

연구팀은 광저우에서 탄산칼슘(CaCO₃) 성분이 0~300㎎/ℓ 포함된 수돗물을 채취, 폴리스티렌(PS)·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나노·미세 플라스틱을 섞어 5분간 끓이고 식힌 다음 나노·미세 플라스틱 양 변화를 측정해봤다.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 경수를 끓이면 탄산칼슘 등 성분이 뭉쳐 흰 물질이 만들어진다. 실험 결과 수온이 올라가면 탄산칼슘이 나노·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둘러싸면서 결정 구조를 만들어 응집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캡슐화 효과는 탄산칼슘 함량이 높은 경수에서 더 확연하게 볼 수 있었다.

탄산칼슘 함량이 300㎎/ℓ인 물에서는 끓인 후 최대 90%의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제거됐다. 탄산칼슘 함량이 60㎎/ℓ 미만인 연수에서는 약 25% 제거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쩡 박사는 시간이 지나면 나노·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된 탄산칼슘이 일반 석회질처럼 쌓인다며, 이 물질은 닦아내 제거할 수 있고 물에 남아있는 불순물은 커피 필터 등에 부어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을 끓이는 간단한 방법이 수돗물 속 나노·미세 플라스틱 제거, 물을 통한 나노·미세 플라스틱 섭취 위험을 줄일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편 나노·미세 플라스틱은 물과 토양, 공기 등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직경 1000만분의 1mm 이하의 나노 플라스틱으로 인한 상수도 오염이 점점 빈번해져 이에 따른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생수 1ℓ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여닫는 과정 등에서 생긴 플라스틱 입자가 24만개나 검출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변상균·이인석 교수 연구팀과 한국식품연구원 이은정 박사 연구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면 장(腸) 누수가 유발돼 염증성 장 질환도 악화할 수 있다.

아울러 미세 플라스틱은 여성의 생식 능력과 뱃속 태아 건강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