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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꼼꼼하게 입력할 수 있으면 지원 가능. 7시간 근무에 일당 10만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최근 공개 모집한 아르바이트 모집 요강이다. 그 외에도 주요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엔 이와 유사한 조건의 공고가 다수 올라와 있다. 시급 1만원 수준에 학력·연령·성별 무관으로 뽑는 공고들이다.
요즘 부업·아르바이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끄는 게 바로 ‘데이터라벨링’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수요가 급증하면서 AI 학습에 필수인 데이터라벨링 수요도 덩달아 급증하기 때문이다.
명칭은 어려워 보이지만, 작업은 단순하다. 문서나 사진, 음성, 영상 등 각종 데이터에 각주 등을 입력해주는 작업이다. 마우스로 클릭하거나 키보드로 라벨을 입력하는 일 등을 반복한다. 재택근무도 가능하고, 업무 시간도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직장인의 부업으로도 인기를 끄는 추세다.
한 아르바이트 채용 플랫폼에 ‘데이터라벨링’으로 검색하자, 현재 총 12건의 모집 공고가 나왔다. 이들의 채용 조건은 거의 동일하다. 시급으론 최저임금 수준인 9860원, 월급으로는 200만원대 초반 수준이다.
최근 데이터라벨링 아르바이트 공고를 냈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일급 10만원에 주 5일 근무, 탄력근무제 등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대부분 모집 요강에선 특별한 요건이 없다. 필수역량으로 언급되는 건 “꼼꼼함”, “집중력” 등이다. 대부분 학력이나 성별, 연령 무관이다.
데이터라벨링 아르바이트를 모집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처음엔 회사로 출근해야 하지만, 조금만 손에 익히게 되면 굳이 회사로 올 필요도 없다”며 “정해진 작업만 시간 내에 끝내면 되니 출퇴근 시간이나 장소 등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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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특징 때문에 요즘 직장인들의 부업으로도 데이터라벨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크루트가 ‘긱워커(Gig worker, 단기 계약의 일회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땨르면, 가장 많이 경험한 단기 일자리가 각종 행사 지원 등을 하는 ‘이벤트’ 일자리(35.8%)였고, 그 뒤를 차지한 게 ‘데이터라벨링(24.2%)’으로 집계됐다. ‘시험감독’이 18.2%로 그 뒤를 이었다.
긱워커 중에는 직장인이 41%로 가장 많았다. 평일엔 본업, 주말엔 데이터라벨링 등 부업을 하는 셈이다. 단기 일자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는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서’란 응답이 79.1%로 압도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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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나 부업으로 데이터라벨링이 인기를 끄는 건 최근 급등하는 수요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AI 데이터라벨링 시장 규모는 2021년 10조8000억원 수준에서 2025년엔 약 40조원까지 급등할 전망이다.
데이터에 라벨을 입력하는 단순 작업이 반복되는 탓에 과거 인형 봉제 부업처럼 ‘AI 시대 인형 눈알 붙이기’라고까지 불린다.
단순한 작업이지만 AI가 학습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라벨링은 필수다. 데이터라벨링도 점차 관련 툴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단순 반복하는 인력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AI 기술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급성장한 배경 중 하나로도 데이터라벨링이 주목된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인건비 등을 앞세워 엄청난 속도로 데이터라벨링을 수행하곤 한다”며 “AI 학습은 얼마나 빨리 많은 데이터라벨링을 경험하는가에 달렸다. 중국 AI 기술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