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함께 해줘서 고맙고, 우리 두 아이 너무 걱정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지난 2월 16일. 두 아이들과 여행을 가기로 한 날이다. 하지만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속상한 아이들을 달래고자 남편은 아이들을 데리고 키즈카페로 갔다. 이후 아이들과 돌아온 남편은, 집에서 쓰러져 있던 아내를 발견한다.
올해 36세, 두 아이의 엄마인 원인애 씨는 그 뒤로 뇌사 상태가 됐다. 그리고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원 씨는 10년 전 모야모야병으로 수술을 받았다. 이후 회복돼 집에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들을 보냈다.
하지만 병은 그녀를 끝내 내버려두지 않았다. 하필 아이들과 여행을 가기로 한 날, 내리는 비를 원망하며 집에서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던 그 때, 원 씨는 다시 쓰러졌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아이들과 보낸 시간도 인사도.
그 뒤로 원 씨는 병원에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 5명의 생명에게 장기를 나눠주곤 세상을 떠났다. 남편은 “아이를 사랑했던 평범한 어머니의 특별한 생명나눔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아픔으로 평범한 생활을 못한 이식 대기자에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게 해드리고 그 가족분들에게도 위로를 드렸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원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
2남매 중 첫째인 원 씨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했다고 한다. 요가나 필라테스를 통해 건강도 아꼈고, 가족들과 함께 드라이브를 가고 꽃구경 가길 좋아하는 엄마이자 아내였다.
남편은 아내를 떠나보내며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함께 해줘서 고맙고, 우리 두 아이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어. 내가 우리 애들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울게. 매일 생각하며 살 순 없겠지만, 항상 마음속에 자기 이름 새기면서 살아갈 테니 하늘에서 잘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