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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양자컴퓨터로 새 물성 연구
안재욱 교수, 코펜하겐대와 연구
양자물질 설계·차세대공학 응용
KAIST-코펜하겐대 공동 연구팀. KAIST의 안재욱(왼쪽부터) 교수·김강흔 대학원생, 클라우스 웰머 코펜하겐대 교수 [KAIST 제공]

양자 물질을 연구하거나 설계할 때 기존 폰노이만식 전자컴퓨터를 이용한 계산은 근본적인 한계를 가진다. 양자계의 경우 양자 얽힘 등의 효과로 인해 계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양자물질 설계를 위해 물질의 특성을 알아내고자 할 때,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는 양자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KAIST는 안재욱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코펜하겐대의 클라우스 뭴머 교수 연구팀과 함께 양자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양자 컴퓨터 플랫폼으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리드버그 원자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양자 자성체의 극단적 특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자성체 물질은 하드 디스크와 같은 전자제품을 비롯해 전력 발전 등에도 사용되는 등 현대 기술의 핵심 요소다. 최근에는 상온 자성체를 넘어서 양자적 특성이 두드러지는 초저온에서 양자 자성체 특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초저온에서 수행되는 물성 분석 및 계측 연구는 MRI 등의 의학 기기 등에 응용될 뿐만 아니라, 차세대 초정밀 제어계측공학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양자 자성체의 연구는 지난 10년간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은 양자 물질의 특성들을 실험적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보였다. 현재 양자 물질을 시뮬레이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극단적인 상황 속 양자 물질의 현상을 관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양자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양자 컴퓨터 플랫폼으로 최근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리드버그 원자다. 리드버그 원자는 최외각 전자가 이온화돼 떨어지기 직전의 매우 높은 에너지를 머금고 있는 원자로, 일반 원자의 1만배 정도의 지름을 가지며 큰 상호작용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공동 연구팀은 리드버그 원자를 이용한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양자 자성체를 설명하는 모형 중 하나인 하이젠베르크 모형을 양자 컴퓨터로 모방해 구현했다.

하이젠베르크 자성체 모형은 자성체 스핀 간의 모든 방향(x·y·z 방향) 상호작용을 가정한 모형으로 양자 자성체의 대표적 모델 중 하나다.

특히 이전 하이젠베르크 모형의 구현과 다르게, 이번 연구에서는 리드버그 원자의 강한 상호작용을 이용한 극단적 이방성(3차원 중 특정 방향이 다른 방향 대비 1000배 이상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특성으로 새로운 연구영역이 확보됨)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리드버그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새로운 양자 물성을 연구할 수 있음을 보였다”며 “양자 컴퓨터를 이용하는 물성 연구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피지컬 리뷰 X(Physical Review X)’ 2월 14권에 실렸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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