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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바이오업계 주식부자 1위 등극
주식부자 15위...최태원 회장 다음
신약개발 연구원서 창업신화 이뤄
독보적인 피하주사제형 기술 인정
美머크사와 독점계약후 주가 급등

“전 세계 환자에게 삶의 변화를 주는 의약품을 공급하고 싶다(박순재 알테오젠 대표).”

20년간 제약사 연구실에서 신약개발에만 몰두했던 한 연구원이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가 세운 기업은 이제 시가총액 10조원이 넘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했다.

그 연구원 출신 창업자가 바로 박순재(사진) 알테오젠 대표다. 박 대표는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주식부자 1위에 등극했다. 알테오젠의 기술력이 시장의 호평을 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한 여파다. 박 대표의 국내 보유주식 자산가치 순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바로 다음이며,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보다 높다.

수십년간 연구에 매진,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창업신화를 일궈냈다는 점에서 업계에 주는 의미가 크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박 대표의 주식 가치는 2조514억원(13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부자 순위로 15위를 기록했다. 바로 위인 14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2조3261억원)이다. 박 대표의 주식 가치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1조8467억원)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1조4784억원) 등 전통적인 국내 주식부자들도 앞질렀다. 이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중 보유 주식자산 가치로는 박 대표가 1위다.

알테오젠은 국내 1세대 바이오 벤처로 꼽힌다. 박 대표는 부인인 정혜신 전 한남대 생명시스템과학과 교수와 2008년 알테오젠을 창업했다. 박 대표는 연구원 출신으로 20년 이상 기업에서 신약개발을 주도하다가 정 전 교수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박 대표는 회사 지분 19.4%를 가진 최대주주다. 정 전 교수와 자녀까지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23%를 넘는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핵심 기술은 피하주사제형(SC) 기술이다. 알테오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바꾸는 기술을 갖고 있다. 박 대표와 정 전 교수는 2018년 ‘히알루로니다제(ALT-B4)’라는 이름의 피하주사 제형 변형 플랫폼을 개발했다. 피부 내 히알루론산층에 통로를 만들어 항체의약품을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로 투약이 가능하도록 만든 기술이다. 세계적으로도 이 기술을 가진 기업은 알테오젠과 할로자임, 두 곳 뿐이다.

정맥주사는 빠르게 약물을 몸 속에 투입할 수 있지만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약 4~5시간 동안 투여를 받아야 한다. 반면 피하주사는 집에서도 자가로 주사가 가능한 편의성이 장점이다.

이 같은 기술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것은 최근에서다. 최근 미국 머크(MSD)와 독점 계약을 맺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머크는 연매출 27조원의 블럭버스터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의 피하주사 제형을 개발 중이었는데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을 도입하는 독점 계약을 2월 22일 체결했다. 새로운 독점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알테오젠은 머크의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 제품 개발과 상업화를 위해 알테오젠의 ALT-B4에 대한 전 세계 독점권을 머크에 부여하기로 했다.

알테오젠은 계약 변경에 따른 계약금 2000만달러(267억원)를 받았다. 또 머크의 제품 허가, 판매 등과 관련된 조건 성취 시 최대 4억3200만달러(약 5750억원), 이후 순매출에 따른 로열티 등을 지급받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알테오젠이 머크로부터 받을 기술수출료는 연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머크는 2020년 알테오젠의 ALT-B4 기술을 총 4조6000억원에 기술수입(라이선스인)하기도 했다.

머크와 독점 계약 발표 이후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2022년 2만원대였던 주가는 13일에는 20만원대까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알테오젠은 시총이 10조원을 돌파하며 코스닥 4위이자 바이오 대장주가 됐다”며 “창업 때만 해도 회사 가치가 이렇게 커질 거라고는 박 대표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원 출신으로 신약개발에 매진했던 박 대표의 뚝심이 결국 빛을 발하고 있다”며 “최근 침체기에 빠져 있는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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