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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횟집 4명이면 ‘대’야, ‘특대’야?” 이거 나만 헷갈려?…차라리 무게로 써주지
횟집 메뉴판 모습[인터넷 블로그 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주인이 대(大)자 먹으라면 먹어야죠”

횟집에만 가면 고민이 깊어지는 이 모씨(44). 메뉴판을 보면 특대, 대, 중, 소로 적혀 있어서다. 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이 씨는 사실 몇 점 집어 먹다가 마니 3명도 중자면 충분. 이 씨는 “3명이나 4명이면 중인지, 대인지, 특대인지 횟집 갈 때마다 헷갈린다”며 “그러니 그냥 주인이 시키라는대로 시키니 메뉴판 가격이 사실상 의미 없어 보인다”고 토로했다.

이 씨처럼 횟집에서 정확한 중량을 알 수 없어 고민하는 소비자가 많다. 그래서 고기 등과 달리 왜 회는 중량으로 가격 표시가 안돼 있느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알고보면 이를 감당하는 기관이 바로 식품의약품안전처다.

식약처도 이 같은 불만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식약처의 속고민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상 수산물의 중량은 표기할 의무가 없다. 식약처는 소고기, 돼지고기 등 식육에 있어서는 충분한 가격 정보가 필요하다는 소비자들의 의견에 따라 중량 표기를 의무화하고 있다.

고기집 메뉴판[인터넷 블로그]

고기집에 가면 ‘1인분(170g)=17000원’ 이런 식으로 표기돼 있는 이유다.

하지만 수산물에 있어서는 아직 의무화가 되지 않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일정한 도축 과정을 거쳐 정형화된 형태로 유통되는 식육과 달리 수산물은 크기도 제각각이고 특히 계절적 영향에 따라 가격 편차가 심하다”며 “일정한 중량에 따른 가격 책정이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량 표시가 의무화되지 않다보니 횟집으로서는 2~3인분 또는 대, 중, 소 라는 표기로만 메뉴판을 구성하고 있다.

횟집 메뉴판 모습[인터넷 블로그 화면 갈무리]

인천의 한 횟집 사장은 “같은 수산물이어도 여름이냐 겨울이냐 등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다”며 “공급이 잘 되지 않는 수산물 등에 ‘싯가’로 표기하는 이유다. 우리로서도 정확한 정보를 주고 싶지만 매번 가격이 달라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식약처는 수산물에 대한 중량 표기 의무에 대한 요구가 있다면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가공식품과 달리 수산물 같은 식품은 가격 정보를 정확히 표기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소비자들의 요구가 계속 된다면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충분히 논의한 뒤 의무화를 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아직까지 이런 요구사항이 많은 편은 아니어서 상황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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