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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도’·‘민생’ 대신 ‘한동훈’만 남았다…세 달 만에 부활한 수도권 위기론[이런정치]
한동훈, 2주 간 충청 시작으로 수도권 순회 일정
“집값, 물가 안정, 의료 대란 등 대한 입장 부족”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경남 김해시 외동 한 카페에서 열린 학부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국민의힘을 둘러싼 ‘수도권 위기론’이 세 달 만에 다시 등장했다. ‘한동훈 효과’를 누리며 상승세를 보이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보합세에 들어간 반면 조국혁신당이 예상 외로 선전하면서다. ‘국민의힘이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정책 메시지가 부재한 것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메가서울’ 같은 한 방이 없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 스윙보터로 분류되는 충청도를 시작으로 한 위원장은 반도체 클러스터(경기 수원, 용인), 1기 신도시(경기 성남, 고양) 등을 방문했다. 지난 총선에서 수도권 참패를 경험한 만큼, 수도권 민심을 돌리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광폭행보에도 ‘민생’ 메시지는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기현 지도부 는 ▷김포시 서울 편입 ▷공매도 일시중단 등 민생 의제를 먼저 띄우며 이슈 선점에 나섰는데 한동훈 비대위에서는 관련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주 간 일정에서 등장한 새로운 민생 정책은 지난 15일 순천 아랫장번영회에서 열린 시민 간담회에서 발표된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 투입’ 뿐이었다. 복수 관계자는 이번 재정지원은 당정이 미리 준비하고 있던 메시지라고 전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전남 순천시 웃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한 위원장은 수도권에서도 올해 초 발표된 ‘지상철도 지하화’, ‘경기 분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등 기존 발표된 이슈를 재언급했다. 지난 11일 고양 방문일정에서 한 위원장은 “서울 편입을 원하는가 하면 경기 분도를 원하는 분들도 있는데 서로 반대하고 있다”며 “우리의 답은 한꺼번에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7~8일 ‘반도체 클러스터’로 불리는 경기 수원, 용인을 찾았을 때도 “우리 반도체 산업이 1인당 GDP 4만 달러의 물꼬를 틀 수 있도록 각종 규제를 해소하겠다”며 “대통령이 반도체 문제에 외교 노력을 굉장히 많이 기울였는데 그 노력을 총선으로 완성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R&D 예산 삭감 관련 메시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메가서울 같은 한 방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메시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국민의힘이 한다’는데 뭘 할지에 대한 구체적 발언이 나오는 것이 이상적 여당의 모습이지만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견제해야 하는 한 위원장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선거 때면 빼놓을 수 없는 ‘시장 방문’ 일정에서도 한 위원장은 “잘하고 싶다.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4일 충남 천안 중앙시장 상인회 간담회에서 전통시장이 낙후화하고 있다는 상인 지적에 “저희는 전통시장에서 환영받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이기든 지든 할 문제를 발굴해 실천하겠다”고만 답했다.

22대 국회에서 여당이 원내 1당이 된다면 정부를 도와 민생을 책임지겠다는 것이지만, 국민의힘이 민생 의제를 주도하지 못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은 ‘정치인 한동훈’의 참신한 모습 덕분이었다고 본다”면서도 “한 위원장의 개인기는 인정하지만 당에서 내놓는 정책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부동산 가격 잡기, 물가 안정, 의료 대란 등 당장 국민들이 답을 듣고 싶어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모습이 없지 않냐”고 했다.

의료공백 불안감 커지는데…“여론조사 결과로 대화할 것 아냐”

한 위원장은 지난 15일 호남 방문 일정 중 ‘의료계-정부 간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질문에 “항상 그렇게 불안감이 커진다고 (한다)”고 답했다.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 불안감이 확인된다고 기자들이 재차 질문하자 “여론조사 결과로 대화할 것은 아니고 질문을 정확하게 해주면 답하겠다”고 반박했다.

이날은 이른바 ‘빅5’ 의대 중 3곳의 교수들이 사직을 결의한 날이었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 파업 등 의료 공백에 대한 국민 우려가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의대 정원 확대 관련 인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69%는 이번 파업으로 아플 때 진료를 받지 못할까봐 걱정된다고 답했다. 걱정되지 않는다는 여론은 28%에 불과했다. 의사의 반발, 의료 공백 등 상황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 ‘잘 하고 있다’는 여론은 38%인데 반해 ‘잘 못하고 있다’는 여론은 49%였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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