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곳은 지구에 착륙한 우주선” 전 세계 AI 주름잡는 엔비디아 본사 가보니 [비즈360]
美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공개
사옥명 ‘엔데버’·‘보이저’는 ‘스타트렉’ 우주선 이름
1층부터 천장까지 뚫린 개방적 구조로 협업 강조
AI 시뮬레이션으로 빛 들어오는 양까지 계산해 반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전경. 왼쪽이 ‘엔데버’, 오른쪽이 ‘보이저’다. 가운데 하얀색 구조물은 두 건물을 잇는 다리이자 그늘 역할을 한다. 여러 개의 삼각형을 이어 붙인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엔비디아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주소와 함께 엔비디아 로고가 새겨진 표지석이 눈에 들어온다. 뒤에는 여러 개의 삼각형을 이어 붙인 거대한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산타클라라)

[헤럴드경제(미국 산타클라라)=김현일 기자] “사옥명 ‘엔데버’와 ‘보이저’ 모두 영화 ‘스타트렉’에 나오는 우주선 이름이죠. 회의실 이름도 SF(공상과학) 소설을 테마로 지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를 눈 앞에 마주하자 마치 지구에 착륙한 거대한 우주선 두 척을 보는 것 같았다. 실제 사옥 이름도 영화 ‘스타트렉’ 속 우주선 이름을 본따 붙였다고 한다. 30년 전 게임용 그래픽카드로 시작해 이제 인공지능 (AI) 반도체를 넘어 미래형 로봇에까지 손을 뻗은 창업자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원대한 꿈이 실현되고 있는 곳이다.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거대한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 있는 엔비디아가 자사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 2024’를 찾은 전 세계 취재진에게 사옥을 공개했다. 사진 촬영은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일부 공간에서만 허가했다.

엔비디아는 원래 사업군별로 10동의 작은 건물에 흩어져 근무했지만 직원들을 한 곳으로 모으고 싶어했던 젠슨 황 CEO가 지금의 캠퍼스를 조성했다.

첫 번째 사옥인 ‘엔데버(Endeavor)’는 2017년에, 바로 옆에 있는 두 번째 사옥 ‘보이저(Voyager)’는 2022년에 완공됐다. 엔데버의 규모는 약 4만6500㎡(약 1만4000평), 보이저는 엔데버보다 1.5배 큰 7만㎡(약 2만2000평)에 달한다.

엔데버는 재무·커뮤니케이션·영업 등의 기능을 담당하며 보이저는 엔지니어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칩과 로봇 등 각 분야 엔지니어와 연구진들은 보이저에 입주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보이저(Voyager)’. 천장은 삼각형 모양의 창을 설치해 자연광이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사진=김현일 기자(산타클라라)

엔데버 입구에 들어서자 1층부터 천장까지 뻥 뚫려 있는 구조가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 천장에는 여러 개의 창들이 있어 자연광이 1층까지 내부를 은은하게 비췄다. 엔데버는 3층, 보이저는 4층까지 있는데 모든 층에서 천장의 창을 통해 하늘을 바라볼 수 있었다. 업무공간은 가장자리를 따라 조성됐다.

엔비디아는 건물을 세우기 전 AI를 활용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빛이 1년 중 언제, 어느 시간에 많이 들어오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설계에 반영해 창 위치와 개수를 결정했다.

특이한 점은 천장의 창문도, 바닥 타일의 문양도 모두 삼각형이라는 점이다. 설명에 따르면 3D 그래픽의 기본 구성요소인 삼각형을 모티브로 삼아 이를 사옥 전체에 구현했다고 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엔비디아 본사. ‘엔데버’와 ‘보이저’ 사이에는 여러 개의 삼각형을 이어 붙인 디자인의 하얀색 구조물이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산타클라라)

엔데버 1층에서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는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들어가자 그제서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엘리베이터, 출입 게이트를 볼 수 있었다. 눈에서 보이지 않게 마치 숨긴 듯 했다. 엔비디아는 이런 방식으로 공간을 넓게 조성해 시각적으로 탁 트여 있는 느낌을 선사했다. 개방감은 처음 사옥을 설계할 때부터 세웠던 중요 원칙이었다고 한다. 보이저 역시 이러한 콘셉트로 지어졌다.

엔데버에서 나와 보이저로 이동하는 중간에는 공원이 조성돼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이곳에서 점심을 제공한다. 공원을 가로지르자 머리 위로 하얀색 구조물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여러 개의 삼각형을 이어 붙인 형태였다. 엔데버와 보이저를 잇는 다리이자 지붕 역할을 하며 태양광 패널도 설치돼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보이저’. [엔비디아 제공]

보이저에 들어서자 중앙에 식물들이 넓게 조성돼 있어 마치 숲에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가장자리에도 식물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다. 마치 산을 오르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이처럼 디자인했다고 한다.

보이저에는 칩과 로봇 등을 테스트하는 시설들이 있지만 이날 공개하지는 않았다. 2층에는 콘서트장처럼 무대와 의자, 조명·음향 장비 등이 마련돼 있었는데 이곳에서 엔비디아 전 직원 회의가 열린다. 젠슨 황 CEO가 직접 무대에 올라 직원들 앞에서 회사의 성과와 목표를 공유한다고 한다.

엔비디아에 근무하고 있는 잭 댈그런은 “젠슨은 큰 무대보다 직원들과 함께 하는 사내 자리에서 더 재미있다”고 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 건너편에 위치한 건물. 이 건물은 엔비디아 소유가 아닌 임대해 쓰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산타클라라)

실제로 젠슨 황 CEO는 건물을 지을 때 개방과 협업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엔지니어, 제품 개발자, 마케터 등 각 직원들이 얼굴을 보고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옥 전체를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곳곳에 소파와 테이블을 둔 것도 그러한 이유였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