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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표현 못해서 미안해, 사랑해” 후회하기 전에…오늘 꼭 전화하세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 “늘 표현 못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해. 아빠 몫까지 열심히 살게.”

자식의 삶은 대부분 비슷하다. 후회가 남고 미안하다. 특히나, 아버지에겐 왜 그리 말을 꺼내기가 어렵고 낯설었을까. 그래서 유난히 말 못한 게 후회스럽다. 당신이 얼마나 훌륭한 인생을 보내셨는지, 얼마나 당신을 존경해 왔는지.

최병배(59) 씨는 젊어서부터 피혁공장에서 40년 넘게 일했다. 힘든 일중에도 주변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늘 앞장서서 해결했다. 주말이면 벼농사도 지었다. 벼를 수확해 친척과 주변 이웃에게 나눠주곤 했다.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병치레를 한 탓에, 늘 아픈 이들에 대한 애틋함이 있었다. 그 뜻을 이어가고자, 최 씨는 마지막 순간에도 장기기증으로 세상과 나누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2월 29일 충북대학교병원에서 최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21일 전했다.

그는 새벽에 물을 마시러 나갔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그대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뇌사 상태가 됐다.

그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신장(좌,우), 안구(좌, 우)를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인체조직기증으로 100여명 환자의 기능적 회복을 도왔다.

최 씨의 가족들은 아들이 태어날 때부터 간문맥혈전증을 치료를 받았기에, 누구보다 아픈 이의 힘듦을 잘 알고 있었다. 의료진에게 회복 가능성은 없으나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기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최 씨의 뜻을 이어받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청주시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났다. 유쾌하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일을 마치고 나면 아이들과 함께 냇가로 물고기를 잡는 등 가족을 성실하게 챙기던 아빠였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젊어서부터 자동차 의자에 들어가는 가죽을 생산하는 피혁공장에서 40년 넘게 일하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늘 앞장서서 해결하고 전체적인 관리 업무를 맡아서 일했다. 또, 주말이면 벼농사를 지어 친척과 주변 이웃에게 나누어주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들은 고마운 마음을 잘 표현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

“아버지, 늘 표현을 못한 거 같아서 너무나 미안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은 늘 가지고 있었는데 말하지 못했어. 엄마 내가 잘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마, 아빠 몫까지 열심히 살게. 너무 보고 싶고, 아빠 사랑해.”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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