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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90분 걸리던 수서~동탄 19분 만에 도착…GTX 마침내 달린다 [부동산360]
GTX-A 직접 타보니
30일 개통…버스 비교해 출퇴근 70분 단축
1일 1만9839명, 출근 시간대 4422명 예상
기본요금 3200원…수서~동탄 구간 4450원
GTX-A 열차. [국가철도공단]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90분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20분으로 줄여 일상에 혁명을 가져올 것입니다.”(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구간이 이달 30일 개통을 열흘 남짓 남기고 하루 2만명에 달하는 승객을 실어나를 준비를 마쳤다.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GTX-A 수서역에서 시승 열차를 타고 정차역인 성남역, 동탄역을 차례대로 들러 역사 준비 상황을 둘러봤다. 오는 6월 개통하는 구성역은 정차하지 않았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한 20일간의 영업시운전을 마치고 실제 개통까지 시승 및 이용자 참여 안점점검 등만 진행되고 있다.

GTX-A 노선 성남역사의 모습. 개방감 있는 천장 구조로 자연광을 받을 수 있게 한 설계가 돋보인다. [고은결 기자]

이날 살펴본 각 정차역사는 구조물 공사 등을 말끔히 완료하고, 수만명 여객의 관문이 될 채비를 완료한 모습이었다. 수서~동탄 구간의 수서역·성남역·구성역은 신설 역사이며, 동탄역만 고속철도(SRT)와 공용하는 기존 통합역사다. 모두 지하에 만들어져 소음과 진동 및 지역 간 단절을 최소화했다. ‘개통 GTX-A’ 문구가 써있는 개찰구(자동개집표기) 설치가 모두 완료됐고, 역 내부는 공사 흔적인 분진 등을 찾아볼 수 없이 깔끔했다.

각 역은 지역의 역사성과 자연, 개발계획 등을 고려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가령 수서역은 수도권 도시 및 개발계획 등을 고려해 ‘통합관문’ 이미지를 강조했다. 성남역은 지상부 나들이공원 연계를 통한 친환경 역사로 선보인다. 구성역은 광교산의 거목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란 설명이다.

GTX는 운행속도(표정속도) 시속 100km의 고속철도로 서울지하철보다 운행속도가 2배가량 빠르다. 이달 개통하는 수서~동탄 구간의 총길이는 34.9㎞로, 정차역은 수서, 성남, 구성(용인), 동탄의 4개 역이다. 각 역에서 정차 시간은 30초 수준이다. 구성역 무정차 시 19분, 6월 구성역이 개통되면 21분 만에 오가게 된다. 같은 거리 출퇴근 시간 기준으로 버스 90분, 승용차 70분가량 걸리는 이동시간이 크게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구간인 운정~서울(32.4㎞)은 올해 하반기, 서울역~수서(15.1㎞) 구간은 2028년 완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X-A 역사 내 자동개집표기. [고은결 기자]

관건은 얼마나 쾌적하게, 기다리지 않고 어느 역에서나 GTX-A 열차에 탑승할 수 있느냐다. 수서~동탄 구간에는 6편성이 운영되며, 1편성당 8량의 전동차가 연결된다. 운행 간격은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균 17분, 그 외 시간은 평균 20분 간격으로 상·하행 각 60회씩, 하루 120회 운행한다. 일단 수요가 가장 많은 첨두시간(2시간) 수요 분석 결과와 열차 운행계획을 고려하면 수송능력은 충분하단 설명이다. 국가철도공간에 따르면 수서~동탄 구간 개통 시 예상 수요는 하루 1만9839명 수준이다. 오전 7시~9시 출근 시간대에만 4422명이 몰릴 것으로 추정된다.

전동차 한 량에는 137명, 8명 1편성에는 1062명(혼잡률 100%)이 타게 된다. 이때 좌석에는 296명이 앉을 수 있고, 766명은 서서 간다. 혼잡률 130%에는 1286명 수준이 탄다. 전공준 국가철도공단 차량처장은 “다른 노선 전동차는 혼잡률이 높을 때 170%까지 오르기도 하는데, (130% 수준까지 예상되는) GTX-A 수서~동탄 구간은 쾌적한 편일 것”이라고 말했다.

GTX-A 노선 수서역 승강장. 안전을 위한 스크린 도어 안쪽으로 단문형 문이 보인다. [고은결 기자]

다만 GTX-A 열차가 지하 40~50m 아래의 대심도 철로를 달리다 보니,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가는 시간은 염두해야 한다. 기자가 이날 성남역 출구에서 수십m 높이의 에스컬레이터를 두 번 타고 내려가 승강장까지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6~7분이었다. 출퇴근 시간대에 사람이 몰려 에스컬레이터를 기다렸다 타거나, 계단을 이용해 내려가면 조금 더 걸릴 수도 있다.

GTX-A 열차 차량은 ‘준고속철도급’ 프리미엄 전동차인 만큼 차별화됐다. 외형은 지하철 전동차가 아닌 고속철도 차량과 비슷하다. 공기역학 성능을 고려해 유선형의 미끈한 앞머리 모양으로 설계해 공기저항을 줄였다. 지하에서만 운영되는 점을 고려해 선명한 스카이 블루 색상을 택했다고 한다. 차량 문 폭은 1.3m로, 기존 전동차(1.1m)보다 좀 더 크다. 개폐쇄식 양문형 문이 아니라, 비행기처럼 단문형을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바깥으로 열리는 ‘플러그인’ 방식으로 일반 전동차보다 더 안전하고, 소음·진동도 저감시켜준다.

한 칸에 총 14개씩 놓인 열차 좌석은 차량 외부와 연결되는 푸른색 톤이 적용됐다. 개별의자 폭은 기존 전동차(45cm)보다 소폭 확대해 48cm며, 의자 사이마다 분리형 팔걸이를 적용했다. 바닥에는 화재에 강한 불연재 친환경 카펫이 깔려있고, 기존 열차의 LED 승객 안내 표시기가 아닌 대화면 LCD로 변경했다.

열차는 출발한 뒤 시속 170km까지 속도가 올랐다가 평균 130km 속도를 유지했는데, 소음·진동을 줄여주는 차체 덕에 일반 지하철과 탑승감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하로만 다니다 보니 한 차량 당 공기정화기도 4대씩 설치돼 있다. 이처럼 주행성능향상 기술, 차체 경량화 및 안전 강화가 이뤄지며 차체 가격은 높다. 한 량당 34억원으로, 기존 전동차(한 량당 10억~15억원)의 2배 수준이다. 1편성(8량)에 약 260억원이 든다.

GTX-A 수서~동탄 구간 성남역사에서 인터뷰 중인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국가철도공단]

수서~동탄 구간 GTX의 기본요금은 3200원이며, 여기에 5km 마다 거리요금 250원(10km 초과 시)이 추가되는 구조다. 수서~동탄 구간 요금 4450원, 수서~성남 구간 3450원 등으로 이용할 수 있다. SRT와 달리 수도권 버스·전철과 GTX를 갈아탈 때 환승 할인이 적용되고, 또한 5월부터 시행되는 K-패스 이용자들은 GTX를 이용하면 사후 환급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환급 시 요금 4450원의 수서~동탄 구간은 일반인 3560원, 청년(만 19~34세)은 3110원, 저소득층(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은 207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한편 GTX는 기존 운행 중인 SRT(수서고속철도)와 선로를 공유하다 보니 고장과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이성해 이사장은 “여러 사전 시뮬레이션과 전문기관 검증을 거쳐 인증 받고, 시운전 등을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공단에 따르면 터널·정거장 내 비상상황에 대비한 소방설비 및 화재감시시스템이 구축됐다. 국토부는 개통 초기 비상상황 대처를 위해 개통 전·후 한달여간 동탄역에서 GTX-A 비상근무반을 편성해 운영키로 했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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