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 모습.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걱정할 필요 없어요”
직장인 A씨, 다음 주 일주일 휴가에 맞춰 일본 여행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일본에서 치사율 30%에 이르는 전염병이 돌고 있다고 해서 걱정이다. A씨는 코로나 때 가까운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다. 여행을 갔다가 전염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돼 여행을 취소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A씨는 여행을 취소하는게 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필요가 없다. 물론 조심해야겠지만, 신종 질병도 아니고, 기본 수칙만 지키면 안 걸릴 병원균. 설사 걸리더라도 항생제만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NIID) 발표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일본에서 독성 쇼크 증후군(STSS)의 확진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STSS는 화농성연쇄상구균이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인체에 감염되는 병이다. 침방울(비말), 신체 접촉, 손발 상처 등을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에만 확진 사례가 37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는 지난해 전체 발병 건수(940건)의 3분의 1 이상이다.
감염자도 일본 전역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47개 현 가운데 2개 현을 제외한 전역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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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관계자는 “감염시 고열, 인후통, 설사, 근육통 등 일반적인 인플루엔자(감기) 감염 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며 “대부분은 이런 경미한 증상에 그치지만 드물게 저혈압, 다발성 출혈, 쇼크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 전염병은 국내에서도 드물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다만 감염되더라도 항생제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주로 점막 또는 상처부위 등을 통해 침습적으로 전파가 되고 침방울을 통한 전파도 가능하지만 상처가 있거나 면역이 저하된 경우가 아니라면 큰 위험은 없다”며 “건강한 성인이라면 일상 활동에서 감염 위험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WHO(세계보건기구)에서도 STSS로 인해 해외 여행을 제한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전염병 공포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현재 일본을 방문하는 한국인은 어느 때보다 많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19일 발표한 2월 방일 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1만8500명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 한 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2507만명 중에서도 한국인은 28%에 해당하는 696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올해 1월에도 방일 한국인은 85만7000명으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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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관계자는 “65세 이상, 수술 상처가 있는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기침 예절,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눈·코·입 만지지 않기 등의 일반적인 인플루엔자 예방 수칙만으로도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며 “해외여행객들은 과도한 불안감을 갖지 말고 상처부위 노출을 최소화하고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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