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구현모 전 KT 대표가 ‘협업(Co-Creation)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대표도 타사 대표보다 못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KT 직원)
구현모 전 KT 대표가 통신 3사 중 가장 적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그의 보수 총액은 ‘약 31억원’이었지만, 이는 퇴직금이 포함된 액수다.
하지만 과거 직원 간담회에서 나온 구 전 대표의 발언은 직원들 맥을 빠지게 했다. “경쟁사 보다 연봉이 적다”는 직원들의 하소연에 그는 “나도 타사 대표 보다 못 받는다”고 맞받았다. 대표가 자의적으로 직원 연봉을 올려줄 수 없다는 취지였지만, 당시 직원들 사이에서는 “할 말을 잃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유영상(왼쪽부터) S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각사 제공] |
단순한 엄살이 아니었다. 21일 공시를 보면 지난해 통신 3사 대표 보수 총액은 유영상 SKT 대표 약 20억6500만원, 구 전 KT 대표 약 30억7300만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약 17억6000만원이었다. 지난해 3월 임기를 마친 구 전 대표의 퇴직금 19억3500만원이 포함된 액수다. 퇴직금을 빼면, 실제적으로 손에 쥔 연봉은 구 전 대표가 3사 중 가장 낮다.
구 전 대표의 보수가 새삼스레 회자되는 이유는 취임 초 직원 간담회에서 했던 그의 발언 때문이다.
직원들이 경쟁사 보다 낮은 연봉에 대해 토로하자 구 전 대표는 “자신도 경쟁사 대표보다 낮은 연봉을 받고 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 등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 전 대표의 보수 총액은 확실히 경쟁사 대표들보다 낮았다. 2021년 기준 구 전 대표의 보수 총액은 15억2200만원이었고, 같은 시기 유영상 SKT 대표(15억5300만원·박정호 대표 38억2700만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20억3300만원) 등 보다 적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대표와의 간담회를 통해 희망 사항을 이야기할 수 있을 법한데, 구 전 대표의 답변에 할말을 잃었다는 것이다.
KT 관계자는 “통신 3사 보다 연봉이 가장 낮다는 하소연에 구 전 대표가 나도 타사보다 못 받는다라고 되받자 할말을 잃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자신이 직원 연봉을 마음대로 올려줄 수 없다는 뉘앙스인 것은 알지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숭어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 등 이야기 때문에 여론이 좋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지난 2월 28일 오후(현지시간) 구현모 전 KT 대표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 전시장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에서 ‘협업(Co-Creation)을 위한 시간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2021년 통신 3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어땠을까. SKT 1억6200만원(5339명), KT 9500만원(2만1759명), LG유플러스 9400만원(1만187명) 등이었다.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도 SKT 1억5200만원(5579명), KT 1억700만원(1만9737명), LG유플러스 1억100만원(1만824명) 등이었다.
단, KT 직원들은 이런 통계에 착시가 있다고 설명한다. KT 내부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경우 판매 직원 1000명 가량을 포함시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를 산출한다”며 “이들을 제외하면 LG유플러스 1인당 평균 급여는 약 1억1700만원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는 통신 3사의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가장 낮은 곳은 KT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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