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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통령실 “의사 면허정지 속도·수위 조절”…총선 앞 ‘국면전환’ [용산실록]
2000명 증원 지키고, 유화책 입장 선회
“면허정지 시기 단축, 잠정적 시행 연기”
의료개혁특위에서 의료계 모두 집합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강원 원주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주제로 스물두 번째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하루 앞두고 전공의 면허정지에 대해 유연한 처리방안을 주문했다. 그동안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기계적인 조치를 견지해온 것에서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총선을 앞두고 ‘강대강’으로 치닫던 의정갈등의 출구전략을 찾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5일 헤럴드경제에 “전공의 면허정지에 대한 속도를 늦추고 수위를 낮추겠다는 것”이라며 “잠정적으로 면허정지 시기를 미루거나, 정지 기간을 3개월에서 1~2개월로 줄이는 등 방식을 통해 대화를 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무기한으로 면허정지를 연기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라며 “아예 (조치를) 안 받거나 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의료현장 이탈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과 관련해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해 달라”며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도 구성해 대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전공의들이 업무개시명령 위반 사유를 담은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는 마지막날(25일)을 하루 앞두고 나온 유화책이다. 25일은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을 예고한 날이기도 하다.

용산 대통령실

‘법과 원칙에 따른 대응’을 강조해오던 대통령실이 유화적 태도로 돌아선 데는 4·10 총선을 앞두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대화 물꼬를 트는 과정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중재가 가교역할을 한 만큼 당정 화합도 보여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경율 사천 논란’부터 ‘이종섭·황상무 리스크’ 등을 두고 각을 세워왔던 당정이 총선 앞 정국에서 ‘원팀’ 기조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의 전일 발언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의대교수협의회 회장단과 첫 간담회를 한 뒤 약 한시간만에 나왔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2023년 10월 중순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 규모를 논의한 것을 시작으로 5개월이 넘게 의료 개혁에 고삐를 당겨왔다.

올해 2월 들어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월 2일 의대정원 확대규모를 예고한 지 나흘만인 6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통해 의사인력 확대를 ‘시대적 과제’라고 명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하는 계획을 내놨다.

이후 의료계의 총파업, 전공의 집단 이탈이 이어졌고 급기야 윤 대통령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독일과 덴마크 국빈방문을 순연하기도 했다. 이후 국무회의, 중앙지방협력회의, 수석비서관 회의, 민생토론회 등 각종 자리를 통해 의료개혁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의지를 천명했다. 의사들의 반발이 강해질수록 이에 대응하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대응도 더욱 강경해졌다.

대통령실이 대화의 물꼬를 튼 건 ‘2000명 증원’을 확정한만큼 더이상 의료개혁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을 높여선 안된다는 판단도 있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000명 증원을 뒤엎는 건 이제 불가능해졌다”며 “배정도 이미 끝난 문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의료인’과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한 만큼 의사, 의대교수 등이 다양하게 들어간다. 4월 대통령 직속으로 만드는 의료개혁특위에서도 여러 의료인과 의료개혁을 위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일단은 의료현장을 정상화시키는게 1단계”이라며 “이를 위해 여러 대화가 오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2000명 증원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조정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전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2035년 의료인력이 1만명 정도 부족한 상황인데 이것을 메우기 위해서는 연간 2000명 정도의 인력 배출이 필요하다”며 “5년 이후에 필요하다면, 좀 더 볼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이 인원을 변경시킬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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