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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하 ‘블랙홀’서 자기장 구조 포착…천체물리학 난제 풀릴까
- M87 블랙홀과 유사한 구조로 정렬된 자기장 관측
- 4월 한국 전파망원경(KVN)도 블랙홀 관측 수행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 편광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2021년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왼쪽)과 이번에 공개한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편광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KVN 평창 전파망원경.[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 연구자들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 관측을 통해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거대질량블랙홀의 가장자리에서 나선형으로 정렬된 자기장 구조를 최초로 포착했다고 밝혔.

블랙홀은 시공간의 휘어짐으로 중력을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대상이다. 이번 영상은 지난 2022년 사상 최초로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편광(특정 방향으로 진동하며 나아가는 빛) 관측한 결과다. 편광 관측을 통해 주변의 자기장에 의해 빛이 일정한 방향으로 정렬되어 나타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빛은 모든 방향으로 진동하며 이동하는데, 이때 빛이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경우 이를 편광됐다고 한다. 블랙홀 주변 플라즈마에서는 입자들이 강한 자기장에 따라 움직이며 이러한 입자들이 방출하는 빛은 자기장 방향에 수직이다. 따라서 편광된 빛을 관측함으로써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 편광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2021년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왼쪽)과 이번에 공개한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편광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KVN 평창 전파망원경.[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이전 연구대상이었던 M87 블랙홀의 경우 2021년에 자기장 구조를 포착했으며 이로부터 블랙홀 주변의 자기장이 제트라고 불리는 강한 물질 분출류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에 관측한 우리은하 블랙홀의 자기장 구조도 M87 자기장 구조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M87과 같은 제트 분출류가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에도 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천문연구원‧연세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조일제 박사는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은 M87 은하 중심 블랙홀과 달리 제트의 존재가 아직 관측으로 발견되지 않았다”며 “제트를 검증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주파수에서의 동시 관측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한국 연구자들의 주도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및 동아시아초장거리간섭계네트워크(EAVN)를 사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두 초대형블랙홀이 전혀 다른 형태와 크기를 가진 은하에 속해 있고, 두 블랙홀의 질량과 크기가 약 1500배 차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자기장 구조가 다른 블랙홀에서도 동일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고 이번 발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블랙홀 편광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2021년 공개한 M87 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블랙홀의 편광 영상(왼쪽)과 이번에 공개한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 편광 영상.[한국천문연구원 제공] KVN 평창 전파망원경.[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연구진은 2024년 4월에 사건지평선 망원경을 활용해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을 다시 관측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관측부터는 우주항공청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도 본격적으로 참여한다.

정태현 한국천문연구원 KVN그룹장은 “이전까지는 관측된 데이터 분석과 연구 차원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참여했다면 이번부터는 KVN이 직접 관측으로 참여하는 것”이라며 “우주항공청 시대에 앞으로 고주파수 대역 관측 성능이 우수한 KVN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더 선명한 블랙홀의 그림자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의 숨겨진 제트도 발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레터’ 3월호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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