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공계 대학원생의 연구개발 모습.[헤럴드DB]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대학부터 석박사 과정까지 10년 공부했는데 졸업 후 취업 걱정에 요즘 잠도 안오네요. 이럴바엔 의대를 왜 안갔나 후회되네요.”(국내 이공계 대학원 박사과정생)
국내 이공계 석박사 인재들의 대다수가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과학기술인의 인재개발 관련 인식 및 활동 분석 결과를 담은‘2023년 KIRD 과학기술 인재개발 활동조사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KIRD의 교육‧사업 지원을 받는 과학기술인 3000명(재직자 2000명 및 이공계 대학 연구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수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직 과학기술인이 현재의 경력을 쌓기까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시기는 ‘대학원 과정 중’(32.9%)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 유형별로 연구개발직은 ‘대학원 과정 중’(40.1%), 연구지원직은 ‘현 직장 생활 중’(29.8%)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고학력자가 많은 과학기술분야 연구원의 경력개발에 있어 입직 전 대학원 시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시사한다.
이공계 대학 연구원(석‧박사 과정생, 박사후연구원)이 경력개발 과정 중 겪는 주요 어려움이 무엇인지 살펴본 결과, ‘졸업 후 취업에 대한 불안감’(62.2%)과 ‘연구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59.9%)가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공계 박사과정 및 박사후연구원의 경우, ‘진로나 커리어 방향 불명확성’(각 56.9%, 59.2%) 또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이공계 대학 연구원이 전공 수업과 연구 활동에 매진하여 졸업 후 취업 준비, 중장기적인 경력 목표 설정 등 자신의 경력 탐색 활동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KIRD 제공] |
조사에 참여한 이공계 대학 연구원은 ‘새로운 연구분석이나 실험 설계, 논문, 특허 등 전공 수업 이외 교육 기회 확대가 필요하다’, ‘대학원생은 대학생과 다르게 대학으로부터 진로나 취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든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공계 대학원 졸업 후 다양한 진로 및 취업 방향에 대한 가이드가 제공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배태민 KIRD 원장은 “대학원에서는 주로 전공 심화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어 이공계 대학 연구원의 취업과 연구 역량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KIRD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공계 대학원 소속 연구원에게 다양한 과학기술분야 진출 경로를 소개하고, 진로설계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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