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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바이 코리아’ 역대 최고, 기업 밸류업 더 과감해야

외국인 투자자들이 올해 1분기 국내 주식을 16조원 가량 순매수한 것으로 나왔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5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쓸어 담고 있는데 매수세가 더 강해졌다. 정부의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 본격 시행에 들어가기 전인데 벌써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정교한 밸류업 프로그램 설계로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계기가 돼야 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의 지난 1분기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는 15조8000억 원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 간 평균 3조원 가량 사들였는데, 지난달에는 7조3000억 원으로 매수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었다. 3월 말 현재 외국인의 국내 보유 주식이 시총의 29%(820조1000억 원)에 달한다. 지역별로는 유럽이 3조3000억 원으로 가장 많고, 미주(1조2000억 원), 아시아(7000억 원) 순이다. 이들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우선주 등 3개의 반도체주가 있고 자동차주, 금융주, 지주사 등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밸류업 관련 종목이 다수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반도체 종목의 실적 호조 기대가 이들을 끌어들인 셈이다.

신흥시장 중에서도 유독 홀대를 받아온 한국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주식이 싼 데 놀란다고 한다. 한국 시장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 해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5배 수준으로 미국 반도체 경쟁사인 마이크론(3배)의 절반 수준이니 그럴만하다.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KB금융 등 PBR 1배를 밑도는 곳에 외국인 투자금이 몰린 이유다.

날개를 펴지 못하는 우리 증시에 밸류업 효과가 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만병통치약처럼 여기는 건 피해야 한다. 단기간 주가 부양이 아닌 기업의 체질 강화에 보탬이 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지난 2월 정부가 내놓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 우수기업 인센티브 제공, 코리아 밸류업 지수개발과 ETF 개발 등을 내놨지만 시장 기대에 못미쳤다는 지적이 많다. 무엇보다 법인세 감면을 비롯한 과감한 세제 혜택 등 실효성 있는 지원이 최종 가이드라인에는 담겨야 할 것이다.

주주친화적이라고 마냥 퍼주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기업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의 투명성 제고와 성장·발전 방향 제시 등 이사회의 역할이 크다는 뜻이다. 기업이 제대로 평가받고 주주들은 정당한 이익을 배분받는 건강한 증시 생태계 구축의 시작점이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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