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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스 얼려 방사성 오염수 처리했더니” 놀라운 결과…세슘·스트론튬 99% 제거
- 가스하이드레이트 활용, 방사성 폐수 처리기술 개발
이번 연구결과가 게재된 국제학술지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테크놀로지’ 4월 9일 표지.[한국해양대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한국해양대학교 윤지호 교수와 강원대학교 차민준 교수 연구팀이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방사성 폐수로부터 방사성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동시에 깨끗한 물을 회수할 수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 기반 담수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란 물과 가스가 결합된 화합물을 말함. 수소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는 물 분자 동공(비어있는 공간)에 작은 객체 분자가 포접되어 있는 고체 물질을 말한다.

수십 년 동안 원자력에너지는 인류에게 안정적으로 전기에너지를 공급해왔지만 방사성 폐수 처리는 여전히 큰 숙제로 남아있다.

특히 방사성 오염수 처리에는 복잡한 공정과 큰 비용이 투입된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를 정화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경우 62종의 방사성핵종을 제거하는 공정을 위해, 총 16기의 거대한 시설을 가동하고 많은 양의 2차 폐기물이 방출된다.

따라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하면서도 경제적인 방법으로 방사성 폐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처리공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팀은 방사성 폐수 속에 가스하이드레이트를 형성시켜 방사성 폐수를 제거하는 동시에 담수를 회수하는 ‘하이드레이트 기반 담수화 공정’개발에 성공했다.

천연가스가 얼음 형태로 된 물질인 가스하이드레이트 결정체가 어는 과정에서 오염물이 배제되는 원리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먼저 방사성 폐수 속에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할 수 있는 온도와 압력의 영역을 조사한 결과, 방사성 이온은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결정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음을 확인했다.

이같이 방사성 이온이 가스하이드레이트 동공에 포접되지 않는 이온배척 현상을 고체 자기공명 분광법을 이용해 규명해 냈다.

이렇게 개발한 가스하이드레이트 기반 담수화 기술공정에 의해 95~99%의 제거율로 세슘과 스트론튬 등 방사성 이온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번 연구를 통해 처음으로 제시했다.

윤지호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물과 저분자 가스와 같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재료와 함께 간단한 공정 단계에 의해 작동이 가능하다”며 “향후 원전 해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수처리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화공/환경분야 국제학술지인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 ‘저널 오브 헤저더스 머티리얼즈’, ‘인바이런멘탈 사이언스·테크놀로지’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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