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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것 들고 10분 걸었더니” 병원균 99.9999% 제거…오염수 정화 신기한 ‘물병’
- 인체 정전기 이용해 오염수 식수로 정화
오염수 정화 물통을 들고 걷고 있는 모습.[연세대학교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보행 중 발생하는 인체 정전기와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극미세선)를 이용해 병원균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휴대형 물병이 나왔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김상우 교수와 중국 인민대‧칭화대 국제공동연구팀이 전기천공법을 활용해 수인성 병원균을 사멸시키는 휴대용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기천공법이란 병원체의 인지질 이중막 주변에 강한 전기장을 인가하면 전기장 주변에 이온이 축적되고, 축적된 이온이 강한 압축 응력을 형성해 인지질 이중막에 구멍을 형성하는 기술이다.

수인성 병원균은 염소처리 및 막 여과와 같은 수처리를 한 물에서도 유통과 저장 과정에서 퍼질 수 있다. 때문에 위생 시설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병원균에 오염된 식수가 주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이다.

상수도가 부족한 저개발 지역을 위해 정수기능을 갖춘 휴대용 물병 보급이 추진되어 왔지만, 휴대용 물병에 염소 처리와 자외선 조사 같은 전통적인 수처리 기술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최근 전기 및 광촉매를 통해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정수하는 방법이 도입됐지만, 별도의 에너지원이 필요한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보행 시 발생하는 정전기를 수확하여 전기장을 만들고, 이를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로 극대화 시켜 물통 속에 존재하는 병원체를 사멸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체정전기와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를 활용한 병원체 제어 매커니즘.[연세대학교 제공]

보행 중 발생하는 정전기는 보행 속도가 빠를수록 더 큰 전기장을 만드는데, 경보수준의 빠른 걸음에서 493 V의 전압을 얻을 수 있다.

보행으로 발생한 정전기는 전도성 고분자 나노로드를 통해 집속되고, 강한 전기장 주변을 지나는 병원체는 전기천공법에 의해 사멸됐다.

연구팀은 정수된 물을 전자현미경으로 관찰,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 표면에 구멍이 형성되어 완벽히 사멸되었음을 확인했다.

휴대용 정화 장치를 들고 10분 동안 보행 시 99.9999%의 병원체가 사멸됐으며, 80회 이상의 반복실험에서도 성능이 유지됐다.

김상우 교수는 “수인성 질병은 상하수도 시설이 열악한 아프리카와 일부 아시아의 국가의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라며, “보행으로 얻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병원균을 직접 소독하는 기술은 안전한 식수를 제공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에 4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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