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각장애인용 정보전달·차량UI·교육용 등 실감 구현
ETRI연구진이 개발한 부드러운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입체화 촉각 디스플레이(왼쪽)와 사용된 LED 기판(오른쪽).[ETRI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사용자가 직접 만질 수 있는 입체적인 형상과 다양한 질감을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3월 22일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돼 게재됐다.
이 기술은 적외선 발광다이오드(LED)에서 빛의 세기를 조절해 매끄러운 필름 표면에서 수 밀리미터(mm) 크기를 가지는 소자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ETRI가 개발한 촉각 디스플레이는 점자와 문자는 물론 다양한 입체적 형상을 직접 표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부분별로 탄성과 온도를 정교하게 제어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높이와 질감을 재현하는 것이 가장 큰 차별점이다.
핵심은 머리카락 두께를 가지는 얇은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기능성 고분자 필름 구조에 있다.
LED에 마주하고 있는 하부 광열층은 빛을 흡수해 열을 발생시킨다.
상부 가변탄성층은 상온에서는 단단하지만, 광열층의 열이 전달되면 유리-고무 전이를 일으켜 섭씨 약 50℃ 이상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된다.
이 상태에서 필름 아래쪽에 공기압을 가하면 빛으로 가열된 정도에 따라 필름이 부풀어 올라 사람이 만질 수 있는 입체 형상이 만들어진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광열 탄성가변 필름 기반 입체화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해 시연하고 있다.[ETRI 제공] |
직경 4mm의 소자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입체 형상의 최대 높이는 일반 점자 디스플레이의 약 2배인 1.4mm로 LED에서 조사하는 빛의 세기에 따라 0.1mm 단위로 정밀하게 제어도 가능하다.
특히 빛 조사를 멈추면 상부층 온도가 낮아지며 필름이 다시 단단해지는 원리로 전력 소모 없이도 사용자가 만지며 누르는 힘을 견디도록 고정할 수 있다.
황인욱 ETRI 박사는 “기존 점자형 촉각 디스플레이는 높이 조절이 불가능해 점자나 단순한 도형만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발한 기술은 각 셀의 높낮이와 탄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해 실제와 흡사한 입체적 지형과 질감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성률 ETRI 탠저블인터페이스창의연구실장은 “촉각 디스플레이 기술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혁신적 성과”라면서 “향후 대면적 광원 및 대면적 타일링 기술을 접목해 대형 입체화 디스플레이로 확장하는 한편, 셀 해상도를 높이고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