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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 미리 만땅 채웠어요”…급등 유가에 운전자들 시름[물가비상]
중동 전쟁 확산 우려…국제 유가 배럴당 130달러 전망도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1673원…지난해 대비 100원 넘게↑
고유가 우려에 기름 가득 채우는 시민…하이브리드차 인기↑
정부, 유류세 인하 2달 연장 결정…세수 결손 리스크 우려
정부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결정한 15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보복 공격 시작으로 ‘중동전쟁’ 확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쟁 위기감에 국제 유가가 치솟고 국내 기름값도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운전자들의 시름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달 종료를 앞둔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했으나 ‘세수 결손 리스크’는 여전하다.

16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향한 고공행진을 잠시 멈췄다. 국제유가 기준으로 쓰이는 브렌트유는 6월 인도분이 장중 전 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0.35달러(0.39%) 하락한 90.10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5월물이 배럴당 0.25달러(0.29%) 내린 85.41달러로 마감했다.

유가 하락은 중동전쟁 우려가 작아진다는 기대감 때문이었지만, 이스라엘 전시내각이 재보복을 선언하면서 위기감은 여전하다. 일각에서는 중동전쟁이 확산해 원유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이어지게 되면,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른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에 국내 휘발유, 경유 값 등도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국제유가가 국내 휘발유, 경유 값에 반영하는 데에 3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리터)당 1673.3원으로 그 전주보다 26.3원 올랐다. 경유 평균 판매가격 역시 ℓ당 1551.3원으로 그 전주 대비 11.1원 상승했다.

올해 내내 국내 유가 가격은 오름세인 상황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00원 넘게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의 고심도 크다. 서울 광진구에 거주하는 김상준(34) 씨는 “중동 사태 또 터지고 기름값이 또 2000원대로 오를까봐 미리 만땅 채웠다”라며 “물가도 많이 오르는데 기름값마저 오르고 있어서 지갑이 텅텅 비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주유소에서도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동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박모(58) 씨는 “아마 다음주면 1700원을 넘어서 1800원이 넘는 주유소도 생길 것 같다”고 했다.

유가가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연비 좋은 차량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월 국내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9만983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6만8249대보다 46.3% 증가했다. ‘가족차 끝판왕’으로 불리는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경우 신차 출고 대기 기간이 1년을 훌쩍 웃도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고유가 잡기’에 나섰지만, 세수에 대한 고심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달 종료를 앞두고 있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민생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현 유류세 인하 조치와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연동보조금을 6월 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국내외 유가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 인하를 시행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계속됨에 따라 휘발유는 ℓ당 205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2개월 더 유지된다. 정부는 휘발유 유류세를 37%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1월부터 인하율을 25%로 줄인 바 있다. 이후 이번까지 총 9번에 걸쳐 인하 조치를 연장해 왔다.

다만 ‘세수 결손 리스크’ 때문에 국고로 직접 귀속되는 국세 중 하나인 유류세 인하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비상시기에 쓸 조치가 3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오름세는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기에 단기간 물가상승 충격을 완화시키지만, 장기적으로 쓰면 효과가 감소한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줄어든 세수는 지난 2년간 약 16조원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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