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재생을 돕는 오가노이드를 개발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정운(앞줄 왼쪽) 박사 연구팀.[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우리 몸의 1차 방어기관인 피부를 모사한 기능성 상피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 향후 피부재생 및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환경질환연구센터 이정운 박사 연구팀이 상처 치료를 촉진하는 3차원 피부 상피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가노이드(organoid)는 인체 장기 등에서 추출한 조직 샘플이나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증식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생체 내외의 특성을 모사할 수 있어 질병 메커니즘 연구, 신약개발과 같은 다양한 바이오 분야에서 활용 중이다.
뇌(腦), 위(胃), 장(腸), 간(肝) 등 여러 신체 기관을 비롯해 피부도 오가노이드를 통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피부 상피 연구는 일반적으로 사람의 표피에서 분리한 각질형성세포를 2차원 배양한 세포주를 이용했지만, 세포 간 상호작용과 같이 세포 본연의 생리 조건을 모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각질형성 세포를 분리하여 오가노이드로 배양하는 방법이 개발됐지만, 양산성 등에서 여전히 한계가 있어 새로운 모델 개발에 대한 수요가 높다.
연구팀은 마우스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피부 상피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
개발된 상피 오가노이드는 피부 조직 내 상피 줄기세포를 포함해 실제 표피와 동일하게 기저층, 유극층, 과립층, 각질층의 4개 상피 세포층 구조로 구성됐다.
기존 각질형성 세포 유래 오가노이드보다 상피 줄기세포군을 많이 포함하고 있고, 미세환경 변화에 따라 모낭 줄기세포군으로의 분화 능력이 향상된 특징이 있다.
이정운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
오가노이드의 피부재생 효과도 확인됐다.
세포외소포체(extracellular vesicles, EVs)는 세포 내에서 생성되어 외부로 방출되는 나노 크기의 분비체로 핵산, 대사물질, 단백질 등 다양한 생체분자를 포함하여 세포 간 정보교환과 조절기능을 하며, 조직 재생, 염증과 면역 반응 조절, 항상성 유지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오가노이드는 다량의 세포외소포체를 분비해 상피세포 배양 복합체보다 우수한 상처 치료 효과를 나타내며 피부질환 모델로서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세포외소포체 공급원으로서의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첨단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정운 박사는 “새롭게 개발된 생체 외 피부 모델을 통해 질병, 노화 등 피부재생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물질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치료제 개발의 기초자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진행 중인 인체 생체 외 피부 모델과 함께 생물학적 및 임상 연구에 주요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 3월 6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