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하이볼로 건배하는 모습. [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퇴근하는데 차가 막히고, 손에 땀이 나서 알코올 처방을 내려야겠다고…” (직장인 여성 유튜버)
아재(장년층)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위스키가 2030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혼술 문화가 발달하고, 하이볼을 찾는 젊은 층이 늘어나면서 주류 업계가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에 열을 올릴 정도다.
하지만 의료계는 지나친 음주가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려한다. 더욱이 국내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유방암, 대장암 등 암 진단을 받는 인구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과도한 음주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유병률은 30대와 40대에서 지난 20년 간(2001~2020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또 35~64세 여성 인구 10만명 당 암 발생률은 유방암이 185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히 한국유방암학회는 서구에서 폐경 전 발생하는 유방암 비율이 낮은 데에 반해, 국내에서는 40세 이하 환자가 약 10.5%를 차지한다는 데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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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35~64세 남성에게는 대장암이 인구 10만명 당 74.7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인용한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20~49세 젊은 대장암 환자는 인구 10만명 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개국 중 1위였다.
유방암과 대장암 모두 발생 원인은 대동소이하다. 잦은 음주, 흡연, 고지방·고칼로리 음식 섭취, 운동 부족, 유전, 과다한 가공식품 섭취, 환경호르몬 등에 기인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여성의 연령대별 고위험 음주율이 25~35세 및 35~44세에서 9%, 흡연율도 25~34세 여성에서 10.3%로 가장 높다는 점에 주목한다.
음주 시 에탄올이 몸에서 분해되면 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생성되는데, 이는 암 발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과음을 할 경우 대장암 발생률이 4.6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온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방질환외과 주임과장이 유방암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나친 음주를 경계하는 이유다. 나아가 유방암 조기 발견, 대장암 용종 제거 등이 중요하다가 의료계 전문가는 조언한다.
이온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유방질환외과 과장은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전이라도, 가족이 진단 받은 나이보다 5년 먼저 국가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며 “생리 시작부터 5~7일에 스스로 유방을 만져 멍울 등 이상 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검사하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하영 혈액종양내과 과장은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대장암은 용종만 제거해도 암의 76~90%를 예방할 수 있다”며 “복통, 배변 습관 변화, 소화불량, 복부팽만 등 소화기 증상이 지속되거나 항문 출혈, 빈혈 등 증상이 있으면 젊더라도 대장내시경 등 정밀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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