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디 유튜브 캡처] |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156㎝, 50㎏.’
30대 직장인 양수연씨의 키, 몸무게다. 일견 보기에 나쁘지 않다. 스포츠의학 등에서 비만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활용하는 체질량지수(BMI)도 정상 범위(세계보건기구 기준·18.5~23) 안인 ‘20.55’다.
하지만 양씨는 ‘마른 비만’이다. 마른 비만이란 BMI로 알 수 없는 것으로, 장기 사이사이에 내장 지방이 쌓여 체지방률이 높은 상태를 말한다. 그의 체지방률은 ‘30%’를 넘는다.
최근 양씨 뿐만 아니라 국내 20대 여성이 타 국가와 비교해서도 마른 비만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마른 비만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바디 유튜브 캡처] |
인바디가 최근 공개한 ‘2024 인바디 리포트(2018~2022)’에 따르면 전 세계 20대 여성 체성분 데이터 218만7224개를 확인한 결과, 마른 비만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한국(15.8%)이었다. 해당 데이터 중 20대 한국 여성 데이터는 134만7141개다.
한국 외에도 태국(15.2%), 말레이시아(14.2%), 일본(12.4%), 중국(12.1%) 등 순으로, 아시아 지역 여성에서 마른 비만 현상이 두드러졌다.
인바디는 아시아 젊은 여성일수록 마른 체형을 지향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적절치 않은 운동 및 다이어트로 체중은 감소하더라도 체지방률은 높은, 마른 비만 형태의 신체를 가진 여성이 적잖은 것으로 봤다.
흔히 영양학, 스포츠의학 등에서는 BMI를 기준으로 비만도를 측정한다. BMI는 본인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인바디 유튜브 캡처] |
그러나 BMI가 정상이라고 해서 마른 비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양씨는 BMI가 정상 범위 내인 20.55이지만, 마른 비만의 척도인 체지방률은 정상 범위인 18~28%(여성 기준·남성 10~20%)를 넘은 30.2%다.
당연하게도 마른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다. 의료계는 마른 비만이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근감소증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라고 본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기 때문에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고, 내장 지방이 많음으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바디 직원이 인바디770(InBody770)으로 체성분을 측정하고 있다. [인바디 제공] |
이덕형 세브란스병원 명예 특임교수(가정의학과) “근육량은 부족한데 지방 조직이 많은 게 마른 비만”이라며 “내장 지방이 많다는 건 인슐린 저항이 많아지고, 동맥경화, 만성염증도 올라가는 등 혈관 건강에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마른 비만은 근육량 부족으로 인한 게 크기 때문에, 균형식을 하면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k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