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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 농구팀까지 있던 회사였는데” 전자랜드의 몰락
전자랜드 매장[연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가전제품 살 때 여기만 갔었는데…이젠 찾기도 힘들다”

다양한 가전제품들을 한 곳에서 살 수 있어 인기였다.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광고도 했고 명문 농구단까지 운영했다. 그런데 요새는 이 대리점 찾기가 어렵다. 한 때 큰 인기를 누렸던 전자랜드, 지금은 적자 누적으로 자본잠식까지 이른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렸다.

전자랜드는 국내 최초 가전양판점으로 지난 1963년 서울전자유통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전기전자 제품 도소매로 사업을 확장하며 2001년 전자랜드로 상호를 변경했다. 2012년부터는 ‘SYS리테일’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다.

전자랜드는 현재 롯데에 인수된 하이마트와 함께 국내 가전시장을 양분했던 대표 가전양판점이었다. 온라인 쇼핑이 활발하기 전이었던 2000년대만 해도 가전 제품을 사기 위해서는 전자랜드와 같은 가전양판점을 찾는 소비자가 많았다.

직장인 A씨는 “당시 부모님과 함께 밥솥, 청소기 등을 사러 용산에 있는 전자랜드를 자주 갔었다”며 “다양하고 신기한 물건들이 많아 구경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소비자들의 쇼핑 패턴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전자랜드와 같은 전자양판점은 사양길로 접어든다.

실제 전자랜드(현 SYS리테일) 실적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지난 2021년 8700억원 매출이 지난해 6000억원까지 줄었고 영업적자는 2021년 17억원에서 지난해 228억원까지 손실액이 더 커졌다.

한가한 전자랜드 주차장 모습[헤럴드DB]

전국적으로 많았던 대리점도 많이 줄었다. 현재는 전국에 107개 매장만 운영 중이다.

문제는 회사가 가진 돈보다 빚이 더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1780억원)보다 부채총계(1980억원)가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넘어가며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줄면서 가전양판점들이 큰 위기를 맞았다”며 “전자랜드가 유료 멤버십 제도를 도입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소비자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인할 뚜렷한 이점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운영사인 SYS홀딩스는 홍봉철 회장이 최대 주주다. 홍 회장은 홍종열 전 고려제강 명예회장의 넷째 아들로 고려제강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전자랜드를 창업했다.

현재 전자랜드는 홍 회장 장남 홍원표 이사가 상무로 승진하며 2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홍 상무가 회사에 온 뒤에도 회사 실적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없다.

2020-2021 시즌의 전자랜드 농구팀[KBL 제공]

전자랜드는 지난 2003년 인천 SK빅스 농구단을 인수하며 프로 농구단을 운영했다. 전자랜드는 엘리펀츠 농구단을 18년 동안 운영했지만 선수단 운영 등에 따라 매년 적자를 냈다. 그러다 지난 2021년 한국가스공사에 인수됐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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