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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 먹고 ‘죽음의 쇼’ 벌인 돌고래들…경찰, 거제씨월드 수사

거제씨월드 큰돌고래들이 쇼에 동원된 모습. [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올 초 거제씨월드에서 질병에 시달리던 큰돌고래 2마리가 잇달아 폐사한 사건과 관련해 업체 관계자들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큰돌고래 '노바'와 '줄라이'가 병을 앓고 있는데도 항생제 등을 투약해 쇼에 투입했다가 죽게 한 혐의(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거제씨월드 관계자들을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동물보호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2월 거제씨월드에서 발생한 돌고래 폐사 사건을 수사해달라며 최근 거제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거제씨월드에서 자란 줄라이와 노바는 지난 2월 25일과 28일 연달아 숨을 거뒀다.

노바는 지난해 12월부터 설사와 거품 대변 등 장에 문제가 있는 증상을 보이다가 2월 내내 대장 질환에 시달렸다. 결국 한 달 간 10차례에 걸쳐 항생제와 대장 질환 약물을 투여받고 쇼를 지속하다가 장 꼬임에 의한 쇼크로 폐사했다.

줄라이 역시 1월부터 정맥염에 시달렸고, 2월 구토와 설사 등 노바와 동일한 대장 질환을 앓다가 노바가 눈 감기 사흘 전 생성 대장균성 패혈증으로 죽었다.

[핫핑크돌핀스 페이스북 캡처]

사건 발생 후 경남도와 해양수산부, 낙동강환경유역청, 환경단체 등은 합동 점검에 나서 수온 관리와 식단·위생, 부상 개체 관리 등 3개 항목에서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경남도는 질병에 걸린 돌고래를 쇼에 투입하지 않거나 먹이를 위생적으로 관리할 것 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거제씨월드에 보낸 상태다. 다만 거제씨월드가 큰돌고래들을 치료하지 않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동물 학대로 볼 만한 정황은 있지만 수의사 등 전문가들 의견은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고 해 확실한 행정 조치를 하기 힘든 점이 있다"며 "거제씨월드로부터 질병 발생 시기와 쇼 투입 시간 등 자료를 받으면 법률적 조언을 받아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5일 사건이 배당돼 아직 고발인과 피고발인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고발장 내용을 토대로 관련법을 위반한 행위들이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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