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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한 회사 어디 간거야?” 아무도 몰랐다…순식간에 사라진 회사
뉴지랩파마 본사[구글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이사간지 5개월…그런데 아무도 몰랐다”

회사가 본사 건물과 땅을 다른 회사에 팔고 이사를 했다. 그런데 투자자 누구도 알지 못했다. 회사는 5개월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알렸다. 투자자들은 황당할 따름. 신약개발 기업 ‘뉴지랩파마’에서 일어난 일이다.

뉴지랩파마는 최근 공시를 통해 본점 소재지를 변경했다고 알렸다. 변경 사유로는 경영환경 개선 및 업무효율성 증대를 들었다.

그런데 이전이 완료된 날이 지난해 12월 1일이다. 무려 5개월 뒤에야 이 사실을 알린 셈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회사 건물과 토지를 우신화장품에 88억원에 양도했다는 공시도 함께 했다. 이런 의사 결정은 지난 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이뤄졌다. 즉 회사 건물과 토지를 팔기로 정한 뒤 이를 6개월동안 알리지 않은 것이다.

심지어 지난 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도 회사는 주주들에게 본사 이전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코스닥 공시 규정에 따르면 본점소재지 변경은 사항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 거래소에 신고해야 할 내용이다. 어길 경우 벌점을 받는다.

투자자 A씨는 “다른 내용도 아니고 회사가 건물과 토지를 팔았다는 중요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니 황당하다”며 “이런 기본도 지키지 않는 회사가 경영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나”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유형자산을 0원으로 표시됐다. 건물과 토지를 팔아 사실상 생산시설이 없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회사는 2004년 CCTV 카메라 관련 제조 및 판매업을 주요 사업 목적으로 설립했다. 지난 2015년 코스닥에 상장된 뒤 2019년 뉴지랩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2021년 아리제약과 한울티엘 등을 인수하며 사업을 확대해 왔다. 하지만 이후 신약개발에서는 이렇다 할 좋은 소식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5G모바일 유통 사업과 CCTV 카메라 제조 및 판매업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 해 매출은 126억원으로 전년(217억원)대비 90억원 정도 줄었다. 영업손실은 137억원에 이른다.

거래정지 상황의 뉴지랩파마[네이버증권]

회사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감사보고서 의견거절로 회사는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정지 당시 주가는 1300원대에 불과하다.

회사는 상장폐지까지 될 위기에 놓여 있다. 회사가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은 5월 3일까지다.

현재 회사 소액주주 비중 97%에 달한다. 약 3만명이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필요한데 현재 뉴지랩파마의 상황이 이를 실현하기는 힘들어 보인다”며 “본사 이전과 같은 중요 공시 사항까지 뒤늦게 알릴 정도면 회사 운영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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