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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짙어진 美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연준, 양적긴축 축소 나서나
고용비용, 전분기 대비 1.2%↑…예상치 상회
CB 소비자신뢰지수,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

[헤럴드경제제=원호연 기자]시장 예상치를 넘는 고용비용에 인플레이션 우려는 커졌지만 경기 전망은 악화되면서 5월 금리결정을 앞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민간 근로자 임금을 반영하는 고용비용지수(ECI)는 전분기 대비 1.2% 상승했다. 전분기(0.9%)는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1.0%)보다 높은 수치였다. 전년 대비로는 4.2% 상승했다. 1년 전 같은 기간(4.8%)에 비해서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앞서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3.4% 상승해 지난해 1분기(4.2%)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재확인한 것이다.

로버트 소킨 시티그룹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1.2%라는 수치는 인플레이션과 임금 상승 데이터가 연준의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며 “연준에게는 어려운 지표”라고 평가했다.

고용 비용이 인플레를 압박하고 있는 반면, 경기 전망은 나빠졌다. 이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97.0으로 3월 103.1보다 하락했다. 3개월 연속 하락을 보이면서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대표적인 경기선행지수로 지수가 100 이하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비관하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6개월 후를 내다보는 기대지수는 전달의 74.0에서 66.4로 악화됐다. 통상 기대지수가 80 미만이면 1년 내에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 현재 미국 경제 성장률이 3%를 넘는 상황에서도 기대지수는 지속적으로 80 미만을 가리키고 있다.

다나 피터슨 컨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와 식품 가격 상승이 소비자의 우려를 지배했고 정치 갈등과 중동 전쟁 등도 소비자 신뢰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이날 미국 주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70.17포인트(1.49%) 하락한 3만7815.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80.48포인트(1.57%) 하락한 5035.6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25.26포인트(2.04%) 급락한 1만5657.82를 나타냈다.

고용지표와 경제 전망 지표가 엇갈리면서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둔 연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와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연내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파월 의장은 최근 캐나다 경제 관련 정책 포럼에서 “최근 데이터는 분명히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으며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양적 긴축 속도를 줄임으로써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시장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 10일 공개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연준 위원은 자산 매각 속도를 조만간 늦추는 방식으로 양적 긴축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통상 ‘대차대조표 축소’라고 불리는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연준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7조7000억달러의 국채, 주택저당증권(MBS) 등의 보유 자산을 매월 약 800억달러씩 축소하고 있다.

연준이 보유 자산의 규모를 줄이면 시장 내 채권 공급이 늘어나면서 금리가 오르는 측면이 있다. 따라서 연준이 양적 긴축의 속도를 늦추면 금리 상승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CNBC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상 채권 보유 수준을 축소하는 것이 이번 회의에서 나올 수 있는 유일한 뉴스”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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