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시장의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는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연간 인공지능(AI) 칩 매출 전망은 월가의 기대에 못 미쳐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하락했다.

AMD는 1분기 57억4000만달러(약 7조9600억원)의 매출과 0.62달러(약 860원)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매출과 EPS는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 54억6000만달러, 0.61달러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 증가했다.

순이익은 1억2300만달러(약 1700억원)로 전년 동기 1억3900만달러(약 1900억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6% 성장한 약 57억달러(약 7조9100억원)로 예상했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준이다.

AMD는 1분기 AI 칩 'MI300'의 판매 호조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0% 성장한 2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MI300은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H100'과 경쟁하는 칩이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MI300 칩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출시 이후 10억달러 이상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AI 칩 매출은 40억달러(약 5조5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한 매출 35억달러보다 늘었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의 눈높이에는 못 미쳤다.

로이터통신은 "5억달러의 증가는 AI 칩에 대한 월가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킬 만하지 않았다"며 "엔비디아의 경우 지속해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11∼1월)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만 184억달러(약 25조5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AMD의 게임 부문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급감한 9억2200만달러(약 1조2800억원)에 그쳤다. 시장 예상치인 9억6900만달러도 하회하는 수치다. 이는 게임 콘솔과 PC의 칩 판매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칩 및 PC용 프로세서를 포함한 클라이언트 부문은 1분기 매출이 14억달러(약 1조94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하며 지난해의 PC 부진이 끝났음을 시사했다.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1.1% 내린 AMD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7% 이상 추가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