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브리핑을 시작하기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안'(채상병 특검법)이 국회에서 단독 처리된 일과 관련, "사법 절차에 상당히 어긋나는 입법 폭거"라며 "대통령께서는 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태원 특별법은 환영했다. 그것은 이미 경·검 수사가 다 끝나고 국정조사까지 해서 22명이 기소됐고, 그래도 조사가 좀 부족하다, 이런 유가족의 뜻도 있고 해서 여야가 합의를 했지 않는가"라며 "그러니까 사법 절차가 종료된 사안"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이어 "채상병 건은 좀 다르다"며 "지금 경찰과 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건이다. 그러면 대통령실에서는 이 절차가 끝나는 걸 기다려봐야지 합법적이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다음 부족하다고 판단되거나, 좀 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면 민간위원회 구성이나 나아가 특검을 하는 식으로, 입법부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면 그때 가서 그건 볼 노릇이라고 보는 것"이라며 "이걸 받아들이면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고 나아가 직무유기가 될 수 있다. 이렇게까지 지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은 "민주당이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고 해 공수처를 만든 것 아닌가. 만약 민주당의 그 당시로 돌아가 생각하면 공수처도 없애야 한다. 못 믿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모든 이런 사안들이 생기면 특검으로 가자, 이렇게 법을 아예 개정하든, 법은 그렇게 만들어놓고 대통령 보고 지키라고 하면 대통령은 법을 지켜야하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법을 초월하고, 여야 합의도 더더욱이나 없는 부분에 대해, 사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 덜컥 받을 수는 없다"며 "그것은 가슴이 따뜻하고 안 따뜻하고의 문제가 아닌 것"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향후 영수회담 가능성에 대해선 "대통령의 참모로 대통령의 뜻을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묵묵하게 기존 소통하고, 신뢰를 구축하고, 협치하자. 그것을 지금 아직까지는 견지하고 있다"고 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한편 야권은 국회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과 채상병특검법이 모두 처리된 데 대해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최우선으로 삼고자 한 민주당과 국민의 간절함이 이룬 성과"라며 "통과된 법안들이 국민 안전과 생명에 대한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법이므로 정쟁 대상으로 삼지 말라"고 했다.

강민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채상병 특검법 통과에 대해 "만시지탄"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억울하게 숨진 채 해병의 한을 품고, 누가 사건을 숨기고 줄이려 했는지 밝히라는 국민 뜻을 받아들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