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한 축구팀에서 혈액 성분을 측정하기 위해 채혈을 하고 있다. 큰 원은 분석장비 심플렉스타스[타스컴 제공]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00선수, 오늘 경기는 쉬는게 좋겠네요”
축구 인기가 대단한 유럽에서는 축구 구단이 파생하는 경제 효과가 크다. 때문에 구단 운영도 체계적이다. 무엇보다 구단의 가장 큰 자산인 선수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몸값이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이르는 선수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팀 전력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유럽 대부분의 프로축구 구단은 훈련이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혈액 내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크레아틴키나아제는 근육에 많이 포함돼 있는 효소를 말한다. 근육이 손상되면 혈액 속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급격히 올라간다.
체외진단기기 제조 업체 타스컴이 개발한 ‘심플렉스타스(SimplexTAS)’는 휴대용 현장진단(POCT) 장비다. 바로 이 장비로 혈액 속 크레아틴키나아제를 측정할 수 있다.
이인근 타스컴 대표는 “사람마다 평소 나타내는 수치는 다르지만 문제는 평소보다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높게 나올 때”라며 “높은 수치는 햄스트링과 같은 근육 부상 위험이 높다는 신호인데 유럽 축구 구단들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경기 전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를 꼭 확인한다”고 말했다.
심플렉스타스[타스컴 제공] |
원래는 병원에서 당뇨, 콜레스테롤, 간, 신장 수치 등 다양한 만성질환 관련 혈액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 만들었다. 제품은 손 끝에서 소량의 혈액을 채혈하는 편리한 방식과 저렴한 검사 비용으로 병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대표는 “당뇨, 콜레스테롤 등 17가지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기기로 유럽 등 20여개국에 수출이 되고 있다”며 “그런데 2022년 유럽측 대리점에서 이 기기를 유럽 축구팀이 쓰겠다고 해서 그쪽에 기기를 공급하게 됐다”고 말했다.
기존 검사는 임상전문가가 선수 혈액을 채혈하고 별도의 진단 장비를 갖춘 검사소로 혈액을 보내 결과를 통보받았다. 절차도 번거롭고 시간도 오래 걸렸다.
하지만 타스컴이 개발한 심플렉스타스는 휴대가 가능하다. 자체적으로 원심분리기가 장착돼 있고 코치진과 같은 비전문가가 선수로부터 채혈을 해 분석기기를 돌리기만 하면 된다. 13분이면 검사 결과도 알 수 있어 편리하다.
이에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축구 구단 일부가 이 심플렉스타스를 도입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알만한 유럽 명문 구단인 바이에른 뮌헨, PSV 에인트호번, 세비야FC 등에 공급되고 있고 브라질 축구팀에서도 사용 중”이라며 “그 밖에 오스트리아, 칠레, 헝가리 프로축구팀과 유도, 하키 국가대표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에른 뮌헨 소속 김민재 선수[헤럴드DB] |
즉 바이에른 뮌헨에 소속된 김민재 선수는 이 심플렉스타스로 측정한 혈액 내 크레아틴키나아제 수치가 일정 수준이어야 경기 출전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최근 회사 매출에서 스포츠의료 시장 분야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축구 구단이 사용해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심플렉스타스가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코넥스에 있는 타스컴은 매년 매출을 2배 가량씩 늘리고 제품 업그레이드를 통해 몇 년 내 코스닥 이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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