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IBS 뇌과학 이미징연구단장.[IBS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뇌과학 이미징 연구단 김성기 단장(성균관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석좌교수)이 MRI 분야 세계 최고 학술대회인 국제자기공명의과학회( ISMRM)에서 최고 영예인 골드메달을 수상했다. 자기공명(MR) 분야 과학자로는 아시아 최초다. ISMRM 골드메달은 자기공명 분야에 관한 주요 연구 공헌을 인정하는 상으로 매년 가장 우수한 2~4명의 연구자에게 수여한다.
김성기 단장은 1992년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뇌 활성화에 의한 산소포화도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을 인간에 적용한 최초 과학자 중 한 명이다. 미국 피츠버그대 폴 로터버 석좌교수직을 지냈으나 대한민국 뇌과학 발전을 위해 귀국해 지난 2013년 IBS에 합류했다. 이번 연례 회의에서는 인간과 동물 연구를 통해 fMRI 신호의 기본적인 생리학적 기초를 이해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뇌 연구자는 뇌를 이해하고자 fMRI를 활용해 그 기능을 연구한다. 뇌세포가 활성화되면 늘어난 에너지 소모를 충당하고자 피의 흐름이 증가하면서 핏속 산소량이 증가하는데, 이 산소량의 증감을 이용해 fMRI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김 단장은 뇌세포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MRI에 찍히는 신호의 상관관계를 밝혀내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표 업적으로는 뇌 혈류·혈액량을 측정하는 새로운 MRI 방법 개발, 뇌세포 활성도와 혈류·혈액량 변화, fMRI 신호 간 연관성 규명, 활성화된 뇌 영역 간 정보 처리 인과 관계 파악 등이 있다.
골드메달은 김성기 단장, 레온 악셀 미국 뉴욕대 의과대학 교수, 왕 이 미국 코넬대 의과대학 교수 총 3명에게 수여됐다. 의과학자로서는 2020년 수상한 토가시 카오리 일본 교토대학 교수가, MR 분야 과학자로서는 김 단장이 아시아 최초 수상자다. 역대 ISMRM 골드메달 수상자 중 MR 분야 과학자로서는 1991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리하르트 에른스트, 2003년 노벨 생리학·의학상 수상자인 폴 로터버와 피터 맨스필드가 있다.
김 단장은 “최고의 MRI 연구 시설인 IBS-성균관대 N 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고 이 상을 받아 뜻깊다”면서 “MRI 분야에서 새로운 영상 기술 개발이나 임상연구가 아닌 기초 연구로 이러한 결실을 거둬 더욱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ISMRM은 58개국 8000명의 전문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례 회의는 가장 큰 행사로 연구자, 임상의, 정부 기관, 학계, 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 6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