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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ST ‘마법의 물방울’ 신개념 가습기
이승섭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
살균제 필요 없는 가습기 개발
“천연물질 물방울...인체 무해”
이승섭(왼쪽 두 번째) KAIST 교수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가습기와 휴대용 공기청정기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KAIST 제공]

6000여 명에 달하는 많은 피해자를 유발한 사상 초유의 가습기 살균제 사건. 앞으로는 이 같은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게 될 전망이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살균제 사용 없이 깨끗한 사용이 가능한 신개념 가습기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승섭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최근 일명 ‘마법의 전기 물방울’ 기술을 적용한 가습기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체에는 해가 없으면서도 공기 중 유기물, 세균 등을 없애는 천연물질인 ‘하이드록실 라디칼’을 포함한 물방울을 만들어내는 가습기다.

이 교수는 7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하이드록실 라디칼은 불안정한 화학구조로 반응성이 높고 강력한 산화력 때문에 세균과 바이러스 살균 기능을 갖고 있지만 인체에는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높은 반응성으로 공기 중에서는 수명이 매우 짧아 효과적 살균 기능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를 물방울에 가두면 수명을 크게 늘릴 수 있어 살균에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이드록실 라디칼을 함유하는 초미세 물방울은 일본 파나소닉의 나노이 기술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에어 스크러버 플러스가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은 공기 중 수분을 차가운 금속 팁 위에 응결시켜 정전분무하는 방식으로, 생성되는 초미세 물방울의 양이 매우 적고 인가전압이 높아 인체에 해로운 오존이 발생되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폴리머 재질의 초미세 노즐에 전기를 가해 만드는 방식으로 오존 발생 없이 안정적으로 초미세 물방울이 대량으로 생성된다. 이 물방울을 분무하면 공기 중의 유해물질과 냄새를 제거할 수 있어 가습과 공기 정화 기능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함께 개발한 휴대용 공기청정기의 경우 공기청정기 내부에 수백억 개의 나노 물방울을 생성시켜 더러운 공기를 정화한다. 이때 공기 중 유해 물질, 냄새, 세균, 바이러스는 물론 초미세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식물 성장 촉진과 가축 축사 악취 제거 효과도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식물재배기에 하이드록실 라디칼을 분사했더니 기존 식물보다 성장속도가 훨씬 빨랐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의 본격 상용화를 위해 교원창업기업 A2US를 설립하고 국내 기업들과 제품 양산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교수는 “앞으로 새로운 신변종 바이러스, 공기 정화, 식물 재배, 악취 제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새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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