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준석(왼쪽부터) 교수, 이동우 박사, 오범석 박사과정.[포스텍 제공] |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공학과 노준석 교수 연구팀은 기존 음향 메타렌즈의 한계를 극복하고, 넓은 청야각(Field-of-Hearing) 메타렌즈를 처음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음파(sound wave)는 기체 및 액체 같은 매질에서의 진동의 결과로써 발생하는 파동으로 우리 일상 곳곳에서 관찰된다. 특히 사람의 귀로는 감지할 수 없는 높은 주파수의 초음파는 체내 조직이나 장기를 진단하는 초음파 검사에 사용된다. 이처럼 음파는 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통신, 에너지 수확, 이미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에너지 원천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 모든 응용을 가능케 하는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음향 렌즈로, 이는 음파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메타렌즈(metalens) 연구로 저명한 노준석 교수팀은 빛이라는 파동을 제어하는 광학 메타렌즈 뿐만 아니라, 소리를 조절하는 음향 메타렌즈 개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파동의 파장보다 작은 인공 구조체로 구성된 메타렌즈는 파동을 자유롭게 제어하고, 렌즈의 두께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번 연구에서 최근 차세대 AR·VR 기기와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는 ‘광 시야각’의 개념을 음향 분야로 확장해 ‘광 청야각’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새롭게 모색했다.
이번 연구성과 모식도. (위) 구대칭 룬버그 렌즈의 대칭 변환을 통한 광 청야각 메타렌즈의 구현 원리, (중간) 광 청야각 메타렌즈 모식도 및 프로토타입 이미지, (아래) 광 청야각 메타렌즈 집속 성능 및 왜곡(수차) 없는 음향 강도 분포도.[포스텍 제공] |
청야각은 렌즈가 얼마나 넓은 각도의 음상을 보여줄 수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기존 음향 메타렌즈는 수직이 아닌 각도에서 파동이 입사할 때 발생하는 원치 않는 음상 왜곡(수차, aberration)이 나타나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메타렌즈의 위상을 획기적으로 제어해 파동 입사각과 무관하게 음파가 정확하게 초점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음상 왜곡이 없이 최대 140도의 청야각을 갖는 초박형 메타렌즈를 통해 처음으로 광 청야각 성능을 구현하고, 입증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노준석 교수는 “청야각의 의미와 필요성을 처음으로 제시해 음향 메타렌즈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음향 이미징과 고감도 센싱 뿐만 아니라 수중 환경에서의 에너지 하베스팅 또는 잠수함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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