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대표 “정부 측에 감사하다” 언급
협상 향방에 따라 정부가 전면에 나설 듯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8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일본의 라인야후 행정지도와 관련, 네이버의 의사결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네이버와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네이버의 라인 지분을 매각하라는 일본의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자,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협상 향방에 따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일본 사업과 한일 간의 외교 문제까지 얽힌 사안인 만큼, 전략적인 대응 방안을 찾기 위한 ‘물밑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 장관은 앞서 8일 세종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라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과 투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대응할 계획”이라며 “네이버의 의사 결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이미 지난해 말부터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네이버가 굉장히 신중하고 민감한 경영적 판단을 하는 것이 있는데 그 부분에서 (정부가)갑자기 이야기하면 문제 소지가 있다”며 “국익을 위해서 또 네이버의 의사를 존중하면서 계속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 간 일에 기업체가 끼어 있어 나서야 할 자리와 나서지 말아야 하는 자리를 판단해야 하는데 국익을 위해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하고 있다”며 “문제의 소지가 있기에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신중하게 준비를 하고 있고 적극적 소통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도 “외교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와 이 문제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는 강경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네이버가 실적 발표 컨퍼런스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과기정통부를 비롯해 정부 측에 감사하다고 한 점의 의미를 읽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 매각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현재 정부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오히려 시기상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 나온다. 외교적인 문제로 확대되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네이버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물을 얻어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네이버의 의사 결정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네이버도 이 같은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정부 측에 감사하다”고 말한 것도 기업 간 협의로 문제를 우선 해결하겠다는 네이버의 의지를 정부가 충분히 반영해 주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여지가 남아있다. 소프트뱅크 측이 헐값에 지분매각을 요구하거나 네이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경우 정부 차원에서 대응, 본격적인 한일 간의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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