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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때릴수록 커지는 한동훈? ‘김건희 여사 연락 무시’ 논란, ‘연판장’으로 돌파할까[이런정치]
한동훈 “연판장 구태 극복할 것…국민들께서 똑똑히 보셔야”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 ‘한동훈 사퇴 요구’ 주도했다가 중단
나경원 “한동훈, 아마추어…원희룡은 줄 세우기 하는 아바타”
‘정면돌파’ 택한 한동훈, ‘피해자 프레임’으로 압박 벗어날까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김건희 여사의 ‘대국민 사과’ 제안 연락을 무시했다는 논란을 둘러싸고 후보들 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한 후보의 사퇴를 언급하려다 취소했는데 이를 두고 한 후보 측은 “제2의 연판장”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원희룡 후보 측은 “사과하라”고 압박하는 모습이다. 한 후보가 이번 논란을 정면돌파하는 방법을 택한 가운데 ‘제2의 연판장’ 프레임이 한 후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 반대 여론에 ‘한동훈 사퇴 요구’ 철회

한 후보는 7일 SNS에 “선거관리위원을 포함한 일부 정치인들이 제가 사적 통로가 아니라 공적 (통로)로 (김 여사의) 사과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연판장을 돌려 사퇴요구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사퇴 요구에) 찬성하냐 아니냐고 묻는 협박성 전화도 돌렸다고 한다”며 “여론이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을 취소하지 마시고 지난 번처럼 그냥 하기 바란다. 국민들과 당원동지들께서 똑똑히 보시게 해야 한다”고 적었다. 한 후보는 “제가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며 “당원동지들과 국민들과 함께 변화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저녁부터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다른 당협위원장들에게 연락을 돌려 ‘한동훈의 사퇴를 촉구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 중에는 선거관리위원회에 소속된 당협위원장과 최고위원 후보자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2~3명 당협위원장 주도로 연락이 이뤄졌지만 원외 당협위원장 단체 채팅방에 20개가 넘는 ‘반대’ 글이 올라오면서 해당 논의는 중단됐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은 “연락을 받고 굉장히 놀랐고 ‘이런 식으로 정치하면 국민의힘은 죽는다’고 반박했다”며 “저처럼 연락이 온 당협위원장들도 채팅방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결국 취소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에 따르면 채팅방에는 ‘지난해 연판장 사태를 반복하면 우리당은 앞으로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상대 후보들은 한 후보의 사과를 거듭 강조했다. 원 후보 캠프 공보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만약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언론을 통해 (대통령실과) 갈등을 노출시키는 방식으로 ‘공적 소통’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것을 과연 ‘건강한 당정 관계’라고 말할 수 있냐”며 “억지 그만 쓰시라. 그리고 한 후보의 독단적 의사결정, 해당행위 때문에 안타깝게 패배한 격전지 후보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했다.

지난해 ‘연판장 사태’ 당사자였던 나경원 후보는 SNS에 “이래서 그들은 총선을 졌던 것”이라며 한 후보를 겨냥했다. 나 후보는 “어설프게 공식, 비공식을 따지다가 우리 당원과 국민, 총선 후보가 그토록 바랐던 김 여사의 사과 기회마저 날린 무책임한 아마추어(였다)”고 적었다. 나 후보는 동시에 “이 와중에 지긋지긋한 줄 세우기나 하면서 오히려 역풍이나 불게 만드는 무모한 아바타다. 패배 브라더스의 진풍경”이라며 원 후보를 저격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나경원 후보. 임세준 기자
“한동훈이 김건희와 정치 논의 했어야 했냐” 지적도

당내에서는 이번 공방이 결코 한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20%대에 갇혀있고 김 여사에 대한 비호감이 여전한 상황에서 한 후보가 ‘제2의 연판장’ 사태 피해자처럼 비춰질 경우 되려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전당대회 때 본격화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 논란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와 총선 참패에 악영향을 끼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원 후보가 이번 논란을 계속 가져갈수록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 한 후보가 원 후보에게 ‘김 여사와 정치적 논의를 했어야 했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과연 답할 수 있겠느냐”며 “그러는 순간 수도권 당원들은 원 후보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원외 당협위원장 논란을 ‘제2의 연판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연팡장을 돌리지 않은 상태에서 한 후보가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의로운 후보’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그는 “우리 당원들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연판장 사태’에 부채감을 가지고 있다”며 “한 후보가 ‘이번에는 내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면 지지율 상승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힘 당규 제34조에는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되어있다”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및 반대 여부를 묻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당내 화합을 위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선관위는 제4차 전당대회 경선과정에서 당헌당규를 위배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에는 윤리위 제소 등 당헌, 당규에 마련된 모든 제대 조치로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newk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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