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담 커질 수 있어 모니터링”
두산밥캣 스키드-스티어 로더 [두산밥캣 제공]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두산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으로 두산밥캣이 두산로보틱스의 비상장 자회사가 되면 그룹 차원의 경영 개입 가능성이 커져 두산밥캣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국제 신용평가사의 분석이 나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현지시간) “두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두산밥캣에 대한 그룹의 개입 가능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두산밥캣의 ‘BB+’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과 채권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Credit Watch)’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두산은 지난 11일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결정하고 두산밥캣의 모회사를 두산밥캣으로 변경하는 등 계열사를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하도록 조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산밥캣의 모회사 변경은 두산밥캣의 지분 46%를 가진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한 뒤 두산에너빌리티 분할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두산에너빌리티 외 주주가 보유한 두산밥캣 잔여 지분은 포괄적 주식교환 또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취득하고 두산밥캣은 최종적으로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이번 결정에 대해 S&P는 “두산그룹의 구조개편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두산그룹은 두산밥캣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두산의 두산밥캣에 대한 실질적 지분율이 약 14%에서 42%로 높아져 두산그룹이 재무적 어려움을 겪을 경우 두산밥캣에 대한 부정적인 개입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두산로보틱스가 두산밥캣의 견조한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기업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기에 두산밥캣의 재무정책 기조가 보다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면서 “두산밥캣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최대 1조5000억원의 현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조5000억원 규모의 현금 유출은 올해 3월 말 기준 두산밥캣의 보유 현금인 약 1조8000억원의 80% 이상으로 두산밥캣의 신용지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S&P는 올해 10월 중하순으로 예정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또는 채권자 이의제출 접수가 완료되면 두산밥캣의 신용등급을 관찰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S&P는 “구조개편 후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신용도를 종합 평가하고 모그룹의 개입 가능성, 정도를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S&P는 그룹 차원의 경영 개입이 높아질 경우 두산밥캣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고 두산그룹이 두산밥캣의 현금흐름을 투자재원으로 사용할 경우 두산밥캣의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어 재무정책 변화 여부도 모니터링하겠다고 덧붙였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