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대표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뉴진스 멤버 빼돌리기’, ‘하이브 1호 걸그룹’ 데뷔에 대한 진실공방이 다시 터져나왔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은 “쏘스뮤직에서 뉴진스 멤버들을 빼앗았다”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3일 가요계에 따르면 이날 일각에선 민 대표가 뉴진스 멤버들이 포함된 쏘스뮤직 연습생 N팀 데뷔 프로젝트에 브랜딩 역할로 참여했으나, 뉴진스의 데뷔를 주도하기 위해 네 차례나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N팀의 데뷔 일정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민 대표 측은 그러나 이는 “추측에 기반해 재구성된 허위 사실”이라며 “강경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다”라고 단호히 밝혔다.
또 어도어 측은 “보도에 나온 내부 회의록, 업무분장, 개인적인 카카오톡 내용 등은 하이브와 쏘스뮤직의 취재 협조와 허위 내용의 전달 없이는 다루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내용”이라며 “이미 계약이 종료된 연습생 및 현재 소속을 옮긴 아티스트 개인 정보를 허락없이 공공에 노출하고 의료 내역을 포함한 관련 자료 및, 데모 등 비밀 유지를 침해하는 여러 데이터를 유출한 것은 계약 위반이자 심한 중죄”라고 꼬집었다.
이어 “쏘스뮤직과 뉴진스 멤버 간의 연습생 계약은 이미 종료되었고, 해당 계약에 연습생의 초상, 음성 등에 대해 이용을 허락하는 내용도 없다”며 “그러므로 쏘스뮤직이 매체를 통해 연습생 영상을 공개한 것은 뉴진스 멤버의 초상권을 침해하는 매우 심각한 불법행위임을 말씀드리며 아티스트 보호를 위한 조치를 즉각 취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간의 메신저 대화를 제3자가 무단으로 유출하여 자신들의 의도대로 거짓 편집하는 등, 자회사 대표를 비방하는 보도 내용 및 자료를 제공한 하이브와 이를 기사화한 매체의 한심함을 넘어선 비도덕적 행태를 비판하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디스패치는 ‘민희진, 뉴진스 뺏기의 전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민 대표와 하이브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 간에 얽힌 지난 이야기를 수면 위로 올렸다.
이 매체에 따르면 쏘스뮤직(이하 쏘스)은 2018년부터 ‘N팀’ 프로젝트라는 신인 걸그룹을 데뷔를 준비 중이었다. 2021년 3분기 데뷔를 목표로 한 N팀엔 현재 뉴진스 멤버인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을 비롯해 모두 7명이 속해있었다.
민 대표는 2019년 N팀 비주얼과 콘셉팅을 관장하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쏘스뮤직은 매니지먼트 업무는 물론 노래와 안무 트레이닝을 책임지고 있었다.
문제는 양측간의 협의가 원활하지 않았던 데에서 시작됐다. 당초 브랜딩 리더로 참여한 민 대표는 N팀의 이름, 비주얼, 콘셉트 등 브랜딩 방향을 (쏘스에) 제안하는 역할이었으나, 브랜딩에서 나아가 음악(A&R)과 퍼포먼스까지 맡길 원했다는 것이 상대 측의 주장이다.
이 매체는 “N팀은 이미 ‘어텐션’으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었다. 쏘스뮤직은 노래, 안무, 언어 등을 연습시켰다”며 “브랜딩 제안서만 준비되면 데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상태였으나, 문제는 브랜딩 자료가 민희진의 머릿속에만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는 다 계획이 있다고 어필했지만, 정작 쏘스는 N팀을 (시장에) 소개할 최종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의 모습. [연합] |
그러면서 “민희진의 2021년 봄은 바빴다. N팀이 브랜딩 자료를 기다리는 동안 무속인 K씨와 끊임없이 논의했다”며 “그가 3~4월에 굿·기도로 쓴 비용만 4000만원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매체에 따르면 이후 2021년 6월 9일 박지원 하이브 대표,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 민희진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박지원 대표가 “S팀(현 르세라핌)이 하이브 첫 번째 걸그룹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쏘스는 N팀 데뷔를 고대했고, 민희진은 N팀 이관을 꿈꿨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이다. 민 대표의 목표대로 쏘스뮤직은 9월 N팀을 (어도어에) 보냈고, 대신 S팀이 22년 5월 먼저 데뷔했다. 이 과정에서 쏘스뮤직은 2021년 9월 5일까지 N팀을 트레이닝시켰고, 어도어 이관 4일 전까지 주간 평가 보고서를 작성했다.
민 대표 측은 그러나 “N팀의 데뷔가 민희진 대표의 방관으로 인해 기약 없이 미뤄진 것은 실제 사실과 매우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0년 3월 빅히트 마케팅 팀에서 ‘21년팀’ 론칭 전략을 제안, 당시 크리에이티브 총괄이었던 민 대표는 내용의 방향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자체 론칭 전략을 따로 준비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민 대표, 방시혁 의장, 소성진 쏘스뮤직 대표, 쏘스뮤직 담당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롱칭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방 의장은 “희진님의 PT안이 상당히 훌륭하나 파격적이고, 쏘스뮤직의 인프라로는 실현하기 어려워 보이니 민희진 대표의 레이블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쏘스뮤직에서 구현하기 어렵다고 피드백했던 뉴진스의 론칭 전략이 쏘스뮤직에 의해 카피되어 다시 논의되고 있는 와중이었고, 각사의 R&R 논의나 제작 타임라인 논의는 난항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며 “어도어(당시 CBO 오피스)는 해당 이메일에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 측은 이번 일을 지켜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 대표 측은 “허위 주장을 하는 하이브에서 제공한 짜깁기 자료가 아닌, 당시 모두가 공유했던 공식 메일을 공유하는 것이 맥락을 파악하고 시비를 가리기에는 훨씬 정확하기에 공개한다”며 “어도어는 당시 관련자들간의 슬랙 대화 내용이나 카카오톡 대화 자료가 존재하기에 충분히 추가 자료로 더 많은 내용을 증빙할 수 있으나 개인간 대화를 공개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고 판단돼 우선 이메일만 공개한다는 점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어 “존재하고 있는 자료들과 당시의 증인들이 버젓이 존재하고 그것을 겪은 부모님들과 멤버들이 그 증인임에도 허위와 날조를 일삼고 있는 하이브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민 대표 측은 공개된 대화가 3년 전 노트북을 포렌식해 복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이자 불법행위라는 입장이다.
특히 민 대표 측은 “기사의 전체 내용이 전부 허위 내용을 기반으로 작성된지라, 반박이 무의미한 수준으로서 전체적인 사실관계와 타임라인을 전부 왜곡하여 날조한 것은 어도어, 뉴진스, 민희진 대표 모두에게 심각한 명예훼손이자 업무방해의 내용이다”라며 “하이브 경영진들은 자회사에 대한 불필요한 핍박을 하루 빨리 멈추고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키지 말 것이며 경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한편, 더이상의 불법적인 행위를 저지르지 않길 경고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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