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베로(VERO) [유튜브 Dynamic Legged System lab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팔다리가 몇 개야?”
흔히 ‘로봇 개’라고 불리는 사족보행 로봇. 바퀴 달린 로봇에 비해 안정적으로 경사로 등을 주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로봇 개 ‘베로(VERO)’에겐 다리 네 개 외에 무언가 있다. 마치 팔처럼 등에서 뻗어 나온 기다란 호스가 각 다리와 함께 바닥을 짚는다.
로봇개 베로(VERO) [유튜브 Dynamic Legged System lab |
팔은 바로 진공청소기의 호스다. 특별한 로봇 청소기 베로는 바닷가의 담배꽁초를 청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존의 로봇청소기와 달리 네 다리가 있어 모래가 많은 해변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건은 모래사장을 이동하면서도 넘어지지 않고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집어 올리는 것이었다.
베로를 개발한 건 이탈리아기술원(Italian Institute of Technology). 이들은 네 다리 외에 추가로 팔을 만들어 안정성과 수거 편의를 높였다.
로봇개 베로(VERO) [유튜브 Dynamic Legged System lab |
등에 달린 진공청소기와 연결된 호스들을 길게 빼 다리와 함께 지면에 닿도록 고안했다. 이를 호스들은 쓰레기를 흡입할 뿐 아니라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IIT 연구진은 “다리가 있는 로봇의 다리가 이동과 다른 작업에 동시에 사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베로는 네 팔과 다리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뿐 아니라 판단도 할 수 있다. 카메라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탐색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이를 통해 해변 모래사장에서 쓰레기만 식별할 수 있다.
로봇개 베로(VERO) [유튜브 Dynamic Legged System lab |
IIT는 해변 담배꽁초 청소에 로봇청소기 베로를 적용할 예정이다. 베로의 담배꽁초 수거 성공률은 90%가 넘는다고 한다.
미국해양대기청에 따르면 매년 약 6조 개의 담배꽁초 쓰레기가 나온다. 이중 4조 개는 바닥에 버려지는 걸로 추정된다.
로봇개 베로(VERO) [유튜브 Dynamic Legged System lab |
팔다리에 두뇌까지 갖춘 덕에 베로는 이미 청소 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역할은 물론 경찰의 폭탄 처리반으로도 활약한다.
물론 베로가 쓰레기를 줍는 사람보다 느릴 수 있다. 시각 안내견보다 소통이나 교감이 어려울 수도 있다. 대신 베로는 로봇인 만큼 지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베로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로봇에게 건설 작업부터 농업, 건물 안전 검사까지 완전히 새로운 일자리를 열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address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