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일본 쌀이 품귀 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최고치로 치솟았다. 쌀 수요는 10년 만에 증가세를 보이며 수급 불균형이 이어졌다. 당국은 수요증가의 원인을 한국인 관광객에서 찾았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년간 쌀(가공용을 제외한 주식용 기준) 수요는 모두 702만t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만t(1.6%) 늘어났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수요가 증가하며 일본에서 지난해 생산된 쌀 60㎏짜리 도매가격은 평균 1만 5307엔(약 13만7000원)으로 2019년산 쌀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고 닛케이 등은 전했다.

[일본관광청]

일본 내 밥쌀 수요가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13년 7월∼2014년 6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일본의 쌀 수요는 인구 감소에 따라 매년 10톤 정도씩 감소했다.

농림수산성은 면이나 빵 등에 비해 쌀 가격 상승 속도가 완만해 대체 수요가 많아졌고 방일 관광객이 증가한 것도 수요 증가의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생산차질로 인한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2023년산 쌀의 경우 이상 고온으로 일본 곡창지대인 니가타현에서 생산되는 고시히카리 등 인기 품종의 1등급 비율이 떨어졌다.

고시히카리는 더위에 약한 품종인 데다 니가타현은 강수량도 적어 물 부족 문제까지 겪었다.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수급이 어려워지며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게티이미지]

일본 정부는 관광객으로 인해 늘어난 쌀 소비량을 약 3만톤 수준으로 추정했다. 올 상반기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총 1778만명이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기존 최다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인 2019년에 기록한 1663만 명이었다.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443만여 명이었다. 올해 1∼5월 일본 방문 한국인은 373만8천700명이었으며, 6월에도 약 70만 명이 일본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은 전체 일본 방문 외국인 중 25%로 국적별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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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증가에 따라 쌀 재고량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6월 말 현재 민간 재고량은 156만t으로 1년 전보다 21%가량 줄었다.

다만 쌀 수급에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일본 정부는 예상했다.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6월 말 현재 재고량은 연간 수요량 대비 약 22%로 2011년이나 2012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며 “수급이 절박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인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