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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는 왜 '예능 총공'을 펼칠까[서병기 연예톡톡]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가 신작 예능 '총공'을 펼친다. 오는 6일 공개되는 '더 인플루언서'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9개의 각양각색 장르, 소재, 출연진을 자랑하는 예능들이 매달 시청자들을 찾아온다.

소셜&요리&코미디&두뇌 서바이벌부터 코미디, 데뷔 프로젝트&스포츠&연애 등의 리얼리티, 좀비, 민박 버라이어티까지 시청자들의 다채로운 취향을 사로잡을 취향 저격 예능 작품들을 순차적으로 선보인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넷플릭스 예능 총괄 유기환 디렉터는 지난 26일 열린 넷플릭스 예능 페스티벌 간담회에서 "축제 같은 예능 구성이다. 1년에 10개 작품 이상 제작할 수 있다"면서 "한국에서 성공할 수도 있고 글로벌에서 성공할 수도 있는 예능이다. 한국 예능팀은 다양한 취향을 가진 시청자들을 만족시키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작품이 내 취향이 아니더라도 다음 작품이 취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끊임 없이 나올 넷플릭스 예능 작품들에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넷플릭스가 올해 예능을 끊임없이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래도 글로벌 시청자를 만족시키기에는 예능보다는 드라마 장르가 유리하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은 돈이 많이 들어간다. 주연배우 회당 출연료 10억원 시대가 왔다. 넷플릭스라고 계속 돈을 찍어내는 중앙은행은 아니다. 국면마다 포트폴리오 전략을 쓰면서 한국시장에 제작비 투여 물량을 조절한다.

예능은 드라마보다 덜하지만 글로벌 콘텐츠로 뻗어나간 사례가 존재한다. 탄탄한 몸을 바탕으로 머리를 굴리며 살아남기 게임에 임하는 '피지컬:100'이나, 연애 시뮬레이션으로는 최강 느낌을 제공하는 '솔로지옥'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글로벌한 화제가 됐다.

그래서 중요한 건 '락인'(Lock-In) 효과 구축이다.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보된 구독자가 떠나지 않게 하는 전략은 더윽더 중요하다.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을 수는 없다.

락인 효과를 보려면 킬러 콘텐츠가 3~4개 정도 있어야 한다. 한 개 있으면 그것을 보고나면 다음달은 구독을 해지해버린다.

넷플릭스가 드라마 시리즈물로 완벽하게 '락인'을 구축한 경우는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등 경쟁 OTT들이 대한민국에 상륙했던 2021년 하반기 무렵이다. '오징어 게임'(2021,9)과 'D.P.'(2021, 8) '지옥'(2021, 11)등이 이 시기에 론칭됐다. 구독자 해지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재밌는 시리즈물이 이어졌다. 후발 경쟁사를 따돌리면서 구독자를 확실하게 잡아두려는 전략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하지만 이 호황 국면이 영원할 수는 없다. 넷플릭스도 최근 1~2년 사이 구독자 이탈 현상이 생겼다. 이들을 다시 붙잡으려는 제2의 락인 전략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예능 총공으로 보인다.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가들이 드라마 제작의 스튜디오화를 추진한 이후 최근에는 예능본부를 분사해 스튜디오 체제를 만들고 있다. SBS는 2023년말까지 기존 예능본부 구성원들을 '스튜디오 프리즘'으로 전환시켜 SBS 예능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에 맞는 예능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로 전환했다.

앞으로는 예능 콘텐츠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MBC도 지난 6월 콘텐츠 기획, 제작 전문 스튜디오 ‘모스트267 (MOst267)’을 공식 출범시켰다. 여기서 '피지컬100'과 '나는 신이다' '피의게임' 같은 파워 하이브리드 콘텐츠를 제작할 방침이다. 다큐멘트리 등 교양물이 중심이 돼 있지만 플랫폼과 장르의 구분에 연연하지 않는 스튜디오를 표방한다. MBC도 교양, 예능의 구분이 희미한 OTT시장 내에서 역량 기반 제작을 본격화하는 신호라 할 수 있다. 이럴 때 킬러 콘텐츠 예능을 제작해 또한번 최대 호황을 이어간다는 게 넷플릭스의 전략으로 보인다.

유기환 넷플릭스 예능 총괄 디렉터도 "작품은 숙명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작품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도 다양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추격 당하고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고, 예능은 더 성장할 수 있다. 경쟁을 통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다. 저희만 예능을 만든다면 우리 취향의 예능만 만들어지므로 다양한 예능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앞으로 공개될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을 최근 소개했다. '더 인플루언서'는 영향력이 곧 몸값이 되는 대한민국 인플루언서 77인 중 최고의 영향력을 가진 사람을 찾기 위해 경쟁하는 소셜 서바이벌 예능이다.

이재석 PD는 K-팝처럼 한국 인플루언스도 또 다른 K- 콘텐츠 장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석 PD는 "경쟁보다 경연에 가까운 서바이벌이다. 인플루언서들의 공통 특성을 뽑아내서 미션을 구성했고 특히 존재감을 표출하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라운드마다 키워드를 배치해 기존 다른 서바이벌과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재석 PD는 “인플루언서들이 어떻게 자신만의 매력과 콘텐츠를 드러내서 주목을 받아 살아남을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라고 관전포인트를 알려주었다.

오는 9월 공개되는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은 ‘백수저’ 스타 셰프들과 대한민국 최고가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내민 ‘흑수저’ 재야의 고수들이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이다. 국민 요리 멘토 백종원과 셰프들의 꿈인 미쉐린 3스타 ‘모수 서울’ 수석 요리사 안성재가 심사위원으로 나서 ‘최고의 맛’을 찾는다. 우리집 앞의 김치찌개 백반집과 파인다이닝, 제육집과 미슐랭집이 붙으면 누가 이길지를 볼 수 있는 요리대결이다.

김학민 PD는 “최고의 심사위원 두 분이 어느 한 분야도 빠져나갈 수 없게끔 촘촘한 그물 같은 심사를 하기 때문에 출연자들이 숨을 쉴 구멍이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라면서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의견 차이가 종종 있는데 그 역시 재밌는 심사 장면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싱어게인'도 연출했던 김학민 PD는 "음악서바이벌과 요리서바이벌은 유사하다. 음악과 요리의 차이만 있고, 어떤 방법으로 매력을 보여주냐는 유사하다"고 말했다.

오는 10월 베일을 벗는 '코미디 리벤지'는 나이, 경력, 출신 불문 오직 코미디로 실력을 겨루는 코미디 컴피티션이다. 지난 해 화제를 일으켰던 '코미디 로얄' 우승팀인 이경규팀(이창호, 엄지윤, 조훈)이 우승 혜택으로 기획했다. 코미디 대부 이경규가 중심축을 잡는 가운데 코미디로 일가를 이룬 22인의 최고의 코미디언들이 자존심을 걸고 뜨거운 코미디 복수혈전을 펼친다.

권해봄 PD는 "다같이 모여서 다시 한 번 코미디 컴피티션을 한다는 대의를 가지고 시작해 설욕전이 펼쳐진다"라면서 "각각의 팀들이 자신의 색깔에 맞춰 새로운 코미디 미션들을 잘 수행해줬고 시즌1보다 더 재밌고 발전된 코미디를 보여드릴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전했다.

다양한 직업군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예능 '데블스 플랜'은 2025년 시즌2로 돌아온다. 시즌1에서 12명의 개성 강한 플레이어들의 두뇌 싸움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면 이번에는 14명의 플레이어들이 출격한다.

정종연 PD는 “재밌는 플레이를 해줄 수 있는 출연자들 위주로 섭외했고 두뇌 게임에 대한 철학과 플랜을 하나하나 뜯어보고, 실례를 무릅쓰고 테스트를 하기도 했다”라고 강렬한 예고를 남겨 더욱 업그레이드된 두뇌 서바이벌을 기대하게 했다.

음악, 스포츠, 연애를 소재로 한 리얼리티들도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다.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음악에 진심’인 20년차 배우 조정석의 신인 가수 데뷔 프로젝트 '신인가수 조정석'은 오는 8월 30일 공개된다. 기타 하나만 있어도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조정석을 보고 기획을 하게 됐다는 양정우 PD는 "앨범이 8곡으로 구성돼 있어서 매 에피소드마다 최소 한 곡씩은 신곡을 들을 수 있다"라고 예고했다. '신인가수 조정석'은 일 벌이기 좋아하는 조정석의 친한 형 정상훈과 MZ 세대가 열광하는 문상훈이 가수 데뷔를 돕고, 최고의 보컬리스트이자 조정석의 영원한 뮤즈인 거미, 한국 힙합의 자존심 다이나믹 듀오를 비롯해 레전드 아티스트들이 지원군으로 나선다.

올 4분기에 공개되는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는 승리의 영광을 위해 온 몸을 던지며 필사의 전진을 이어가는 럭비 선수들의 진짜 승부를 보여주는 스포츠 서바이벌 예능이다. 국내 럭비 실업팀이 단 4개밖에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져도 단 1cm라도 전진하기 위해 뛰어나가는 럭비 선수들의 진심과 열정이 뭉클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최강야구', '강철부대', '도시어부'로 열정과 진심을 담는 장시원 PD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커플이 되어야만 나갈 수 있는 외딴 섬, ‘지옥도’에서 펼쳐질 솔로들의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쇼 '솔로지옥4'는 2025년 찾아온다. 글로벌이 푹 빠진 K-연애 리얼리티의 이정표를 제시한 작품답게 이번 시즌은 더욱 매력적인 출연자를 찾기 위해 길거리 캐스팅까지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김재원 PD는 “파격적인 룰을 도입해 신선한 맛이 많이 추가됐다. 시즌1 프리지아, 시즌2 덱스, 시즌3 이관희씨가 있다면 이번에는 한 커플의 서사가 흥미로워서 그 커플이 스타 커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예고해 새로운 스타 탄생과 본연의 재미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이어 더욱 강력한 웃음과 탄탄한 세계관이 더해진 버라이어티와 뉴페이스 출연진이 출격을 준비 중이다. K-좀비 예능의 신기원을 연 '좀비버스'가 '좀비버스: 뉴 블러드'로 올 4분기에 새로운 시즌을 시작한다. '좀비버스'는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대한민국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좀비 유니버스 예능이다.

박진경 PD는 “출연자들이 시즌1보다 더 살벌해진 상황에 맞게 정말 진지하고 열심히 임해서 더욱 재밌을 것”이라면서 다채로운 캐릭터 플레이 속 더 크고 더 웃기 좀비 유니버스를 예고했다. 또한 “뉴 블러드는 새로운 멤버들을 뜻하기도 하고 새로운 피의 정체로 인해 치료제 힌트가 될 수 있는 것을 중의적으로 표현했다”라면서 새로운 시즌의 제목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2025년 공개되는 '대환장 기안장'은 기안84가 울릉도에서 청춘을 위해 기상천외(!)한 민박을 차리고 운영하는 신개념 민박 버라이어티다. 정효민 PD는 “울릉도 민박집도 기안적 상상이 최대한 발휘됐으면 좋겠고 숙박객들도 기안적 낭만을 누렸으면 한다. 시청자들도 기안적 사고를 따라서 시청하면서 기안적 포용이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 모든 것이 기안적으로 흘러갔으면 좋겠고 그게 대환장이기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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