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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처입은 金’ 안세영 “은퇴? 협회·감독에 또 한번 상처…고민하는 어른 있기를” [파리 2024]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중국 허빙자오와 경기를 안세영이 다리에 붕대를 감고 있다. 2024.8.5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SEO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랭킹 1위’ 안세영(22)이 한국 선수단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불참한다. 전날 배드민턴 대표팀 운영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며 국가대표 거취까지 언급한 가운데서다.

안세영은 이날 기자회견 대신 자신의 SNS에 현재 심경을 올렸다. 자신의 발언을 ‘은퇴’라는 단어로 곡해하지말라는 당부와 함께 대한배드민턴협회와 감독을 향한 서운함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의 곁엔 안세영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 줄 ‘어른’이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5일(현지시간) 파리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이 시상식에서 금메달에 뽀뽀하고 있다.2024.8.5 파리=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O
‘기자회견 불참’ 안세영…김학균 감독 “협회와 법정싸움 한다는 말”

대한체육회는 6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메종 드 라 시미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릴 배드민턴 대표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 안세영이 불참한다고 밝혔다. 체육회는 “안세영 선수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기자회견에 불참하기로 했다”며 사유를 밝혔다.

전날 안세영은 금메달 확정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림픽 준비 기간 무릎 부상을 겪으며 느낀 대표팀의 관리 시스템 취약함을 지적했다.

그는 “저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몸이 나을 수 없었다. 그때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저희 대표팀한테 조금 많은 실망을 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해 파문이 일었다.

기자회견에서도 안세영은 “나는 계속 배드민턴 발전을 위해서, 내 기록을 위해서 계속 하고 싶지만,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저도 모르겠다”며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시합을 하던 중 주저앉아 힘들어하고 있다. 2024.8.5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같은 작심발언 이후 이어진 김학균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의 발언은 안세영에 상처가 됐다.

이날 JTBC 보도에 따르면 김 감독은 경기장 근처에서 만난 취재진에 “작년부터 예측했던 일”이라며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법정 싸움을 하겠다는 이야기”라고 말을 얹었다. 이는 안세영이 앞으로 배드민턴 국제대회에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수 있을지를 놓고 협회와 법정공방을 선언한 것이란 해석이다.

김 감독은 이어 “안세영이 올림픽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며 “무엇이든 올림픽 끝나고 하라고 설득해 여기까지 온 것”이라고도 말했다.

6일 오전 안세연이 자신의 SNS에 올린 심경글. [안세연 인스타그램]
안세영 “은퇴라고 곡해하지 말아달라…고민하고 해결해 줄 어른 계시길”

안세영은 이날 오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오늘 하루 낭만 있게 마무리하고 싶은 상상과는 달리, 다들 놀라셨죠?”라는 글을 올리며 현 상황에 대한 심경을 전했다. 협회와 감독에 대한 실망이 드러난 내용이다.

그는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 번 상처를 받는다”며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하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들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하지 말아 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번은 고민해 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기를 빌어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심발언 6시간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표팀 시스템 전반을 재조준 해 비판을 이어갔다. 태극마크를 단 2018년부터 준비한 회심의 일격이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한국 안세영이 중국 허빙자오를 상대로 시합을 하던 중 주저앉아 힘들어하고 있다. 2024.8.5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세영은 “제가 목표를 잡고 꿈을 이루기까지 원동력은 제 분노였다”면서 “제 목소리를 높이고 싶었다. 제 꿈은 어떻게 보면 '목소리'였다”고 소신발언을 이어갔다.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단식과 복식에 구별없이 적용돼 온 선수 육성과 훈련 방식을 종목 별로 차별화 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국제대회 성적이 좋았던 복식 종목을 중심으로 대표팀이 운영돼 왔음을 꼬집는 대목이다.

그는 ”일단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뉘어야 하고 훈련 방식도 각각 체계적으로 구분돼야 한다”며 “단식 선수들은 개개인 스타일이 다른데 그걸 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하니까 어려움이 많지 않나 싶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항상 성적은 복식이 냈으니까 치료와 훈련에서 복식 선수들이 우선순위였다”며 차라리 개인 트레이너를 쓰고 싶다는 의견을 꾸준히 피력해왔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일방적인 의사결정 방식에 대한 비판도 쏟아냈다. 그는 “제가 프랑스오픈과 덴마크오픈을 못 나간 적이 있었는데 제 의지와는 상관없었고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며 “물어보지도 못하는 시스템과 분위기다. 대회가 끝나면 끝인 상황에서 제가 물어볼 기회가 없다. 미팅조차 없다”고 답했다.

안세영은 “협회와 체육계 관계자들 모두 이 문제들에 있어 회피하고 미루기보단 책임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해당 인터뷰를 마쳤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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